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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암, AI로 재발 위험 조기 예측…삼성서울병원 ‘레이더’ 모델 개발

기사입력 2025.09.08 11:36
  •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기존 병기 분류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임상·병리·영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딥러닝 모델 ‘레이더 케어(RADAR CARE)’를 구축해 환자의 1년 이내 재발 가능성을 수치화했다고 8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며, 조기 단계 환자는 약 35%로 대체로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현재는 병기에 따라 3~6개월 간격으로 추적 검사를 진행하지만, 같은 병기라도 환자 상태와 종양 특성이 달라 재발 위험 예측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폐식도외과 김홍관 교수, 혈액종양내과 정현애 교수 연구팀은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약 1만 4천 명(14,177명)의 임상·병리·CT 데이터를 분석해 딥러닝 기반 예측 모델 ‘레이더 케어(RADAR CARE, Real-time Risk-Adapted Surveillance Comprehensive Strategy AI Model for Early-Stage NSCLC)’를 개발했다.

    레이더 모델은 수술 시점의 기초 자료만으로도 예측 성능(AUC·곡선하면적) 0.823을 기록했으며, 추적 검사 결과를 추가했을 때는 0.854까지 향상됐다. 연구팀은 산출된 점수를 기준으로 환자를 저위험군(0.3 이하), 중간 위험군(0.3~0.6), 고위험군(0.6 초과)으로 분류했다.

  • 레이더 점수와 1년 이내 재발률 관계. 레이더 점수(그림 오른쪽)가 높을수록 재발률 역시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 레이더 점수와 1년 이내 재발률 관계. 레이더 점수(그림 오른쪽)가 높을수록 재발률 역시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분석 결과, 같은 병기 내에서도 위험군에 따라 재발 및 사망 위험이 크게 달랐다. 저위험군 대비 중간 위험군은 위험이 약 3.6배, 고위험군은 약 9.7배 높았다. 1기 환자라도 점수가 높으면 3기 환자보다 재발률이 높을 수 있었고, 반대로 3기 환자라도 점수가 낮으면 재발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레이더 점수가 지속적으로 높은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 점수가 낮아지는 환자는 추적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애 교수는 “기존 병기 분류만으로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번 모델이 조기 폐암 환자에게 더 유리한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관 교수는 “같은 병기라도 치료 전략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는 점에 착안한 연구”라며 “환자 맞춤 관리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레이더 모델이 조기 폐암 환자의 위험군을 세분화해 맞춤형 추적 관리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기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외부 검증과 다기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모델이 제시하는 위험도 배수는 통계적 상대위험도에 해당하며, 실제 임상 적용에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가 요구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지 ‘JCO Precision Oncology’(IF 5.6)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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