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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얼굴 인식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를 정식 출시하며 오프라인 결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서울 강남 에스제이쿤스트할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는 페이스페이 가입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히고, 올해 말까지 전국 30만 개 매장, 2026년까지 100만개 매장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편의점·카페·외식·영화관·패션·뷰티·가전 매장까지 전방위적인 협업도 예고했다. 행사장에서는 업계 관계자와 기자들이 새로운 결제 방식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페이스페이는 토스 앱에 얼굴과 결제 수단을 미리 등록하면, 매장에서 단말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서비스다. 휴대폰이나 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1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페이스페이는 2개월 만에 서울 2만개 가맹점으로 확산됐다. 8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40만명을 넘어섰고, 한 달 내 재이용률은 약 60%에 달했다. 토스 전체 가입자(3천만 명)에 비하면 아직 제한적인 규모지만, 약 5개월 내에 40만명을 넘어선 것은 빠른 확산 속도로 평가된다.
최준호 토스 TPO는 “페이스페이의 가장 큰 강점은 결제가 이뤄지는 단 1초 동안 여러 보안 기술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이라며 “본인 확인이나 성인 인증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고도화해 오프라인 경험을 더욱 간결하게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안면 인식 기술은 홍채, 지문, 음성 등 다른 생체 정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출과 수집이 쉽다는 특성이 있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유출 시 변경할 수 없는 고유 데이터인 만큼, 데이터 최소 수집, 저장 금지, 제3자 제공 제한과 같은 강력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은 얼굴 인식 관련 규제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지문·얼굴·홍채 등 생체인식정보를 민감정보로 규정해, 최소 수집과 암호화 저장 등 강화된 보호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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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TPO는 “원본 얼굴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특징점을 암호화해 보관하기 때문에 유출되더라도 복원이 불가능하다”며 “모든 데이터는 망 분리된 환경에서 암호화돼 저장돼 사실상 해킹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서비스 차별성과 확산 전략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에 비해 어떤 차별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규인 부사장은 “지갑이나 휴대폰 없이 1초 만에 끝나는 결제 경험이 핵심 차별점”이라며 “결제를 넘어 매장 검색·예약·혜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앱인토스(Apps-in-Toss)’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는 단말기 보급에도 나선다. 기존 ‘토스 프론트’ 외에도 ‘프론트뷰’, ‘프론트캠’을 공개해 매장 환경에 맞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전국 편의점과 영화관, 패션·뷰티 매장 등으로 협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다만 확산 과정에서 가맹점주 지원과 소비자 신뢰 확보는 과제로 꼽힌다. 일부 기자들은 기존 카드와 같은 기능 수행 여부, 가맹점주의 심리적 장벽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분할 결제·취소 등 기존 카드와 동일한 기능을 지원하고, 가맹점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며 신뢰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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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가 ‘휴대폰조차 꺼낼 필요 없는 1초 결제’를 앞세워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간편송금에서 출발해 은행·증권으로 확장한 온라인 혁신을 이제 오프라인 결제로 옮기려 한다.
오규인 부사장은 “페이스페이는 단순한 결제가 아니라 오프라인 여정을 바꾸는 연결고리”라며 “많은 이용자가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페이 중심의 국내 결제 습관을 단기간에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소비자 경험과 가맹점 인프라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이끌어낼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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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