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일본 만두 매출 28% 증가, 식품사업 전체 매출 27% 성장
일본 5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와 식품사업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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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신규 만두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국내 식품업계가 일본 현지에 직접 생산 시설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치바 공장은 CJ제일제당이 약 1000억원 투입해 4만2000㎡ 부지에 연면적 8200㎡ 규모로 건설됐다. 최신 생산라인을 갖춘 이곳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으로 공급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현지 업체인 교자계획을 인수해 오사카·군마·아키타·후쿠오카 등 네 곳의 공장을 운영해 왔으나, 직접 공장을 건립해 일본 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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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냉동만두 시장은 연간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절반 이상이 ‘교자’ 형태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을 통해 원재료 조달과 공급망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일본 만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8% 늘었고, 식품 사업 전체 매출도 약 27% 증가했다.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과 그레고리 옙 식품사업부문 대표, 치바현 및 키사라즈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 부회장은 “치바 공장은 일본사업에서의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영토 확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와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토추는 일본 최대 식품 유통사인 니혼악세스, 편의점 체인 패밀리마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향후 일본 내 유통망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CJ제일제당이 미국에 이어 해외 주력 시장으로 육성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비비고 김밥은 이온과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약 250만개가 판매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비비고 만두, 냉동김밥, 소스류 등이 아마존·라쿠텐·돈키호테·이토요카도 등 주요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일본을 방문,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로, 비비고 등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면서,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 1위를 달성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방식을 일본에도 심을 것”이라며,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제품으로 비비고 만두 열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