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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장비 대신 VR로 어지럼증 진단…국내 스타트업 개발 의료기기, FDA 첫 승인

기사입력 2025.08.29 16:03
뉴로이어즈, VR·아이 트래킹 접목 진단 보조기기…FDA 승인 발판 삼아 미국 시장 공략
  •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반 어지럼증 진단 의료기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대학병원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고가 장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림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뉴로이어즈(대표 서규원)는 자사가 개발한 ‘뉴로이어즈 안나(NeuroEars Anna™)’가 FDA 승인을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측은 해당 제품이 “FDA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 VR 기반 어지럼증 진단 의료기기”라고 설명했다.

  • ㈜뉴로이어즈 서규원 대표(왼쪽)와 임은천 연구소장이 ‘뉴로이어즈 안나’ 데이터 분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로이어즈
    ▲ ㈜뉴로이어즈 서규원 대표(왼쪽)와 임은천 연구소장이 ‘뉴로이어즈 안나’ 데이터 분석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로이어즈

    기존 장비 한계 낮춰 접근성 강화

    어지럼증 환자는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진단 장비는 높은 가격과 별도 설치 공간이 필요해 일부 대형 병원에 국한돼 왔다. 뉴로이어즈는 상용화된 VR 기기를 활용해 장비 가격을 크게 낮추고, 일반 진료실에서도 공간 제약 없이 검사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회사에 따르면 ‘뉴로이어즈 안나’는 기존 장비 대비 도입 비용을 최대 80% 줄일 수 있으며, 현재 국내 대학병원과 개인 의원 등 120여 곳 의료기관에서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뉴로이어즈 안나’에는 VR 기기의 고정밀 아이트래킹(Eye Tracking) 기술이 적용됐다. 아이트래킹은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로 눈동자의 움직임과 시선을 추적하는 기술로, 사용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를 통해 시선이 머무는 부분은 고해상도로, 주변부는 저해상도로 처리하는 ‘포비티드 렌더링(Foveated Rendering)’ 같은 방식이 가능해져 검사 효율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뉴로이어즈는 이러한 데이터를 해석·분석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의료진에게 시각화된 진단 정보를 제공한다.

  • 환자가 VR 기기와 ‘뉴로이어즈 안나’를 활용해 어지럼증 진단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로이어즈
    ▲ 환자가 VR 기기와 ‘뉴로이어즈 안나’를 활용해 어지럼증 진단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로이어즈

    FDA 승인 발판으로 미국 시장 공략

    뉴로이어즈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베트남과 카타르 등지에서 제품의 개념증명(Proof of Concept·PoC)을 완료하며 글로벌 시장 가능성을 검증했다.

    또한 회사는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보조 기능과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추가해 ‘측정–진단–재활’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홍성광 최고기술책임자(한림대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FDA 승인은 단순한 제품 인증을 넘어 VR 기술을 활용한 어지럼증 진단 패러다임의 혁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규원 대표는 “앞으로 환자 중심의 기술로 의료진의 진단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편의성 향상에 기여하며, 최종적으로 어지럼증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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