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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도시가 된 로스앤젤레스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본격적으로 유혹하고 나섰다. 2026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축구를 중심으로 한 관광 상품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며 글로벌 축구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은 최근 캐런 배스 LA 시장이 손흥민을 'LA 명예 시민'으로 지정한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축구 여행 가이드'를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2026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전 세계 축구 팬과 여행객들에게 LA를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길잡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손흥민은 지난 27일(현지시간)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시구를 했다. MLS 홈 데뷔전을 앞두고 진행된 이 이벤트는 축구와 야구를 잇는 문화적 경험으로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의 축구 도시로서의 위상은 객관적 지표로도 뒷받침된다. 2025년 월렛허브 조사에서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내 '가장 축구 친화적인 도시' 1위로 선정됐다. 전국 29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52개 항목 평가에서 경기장 접근성, 챔피언십 우승 횟수, 팬덤 문화 전반에 걸쳐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했다.
LA는 LA 갤럭시와 LAFC라는 두 대표 구단을 중심으로 MLS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두 팀의 '엘 트라피코' 더비는 관중 신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았고, 나탈리 포트만 등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들이 창단에 참여한 앤젤시티FC는 여성 축구의 성장까지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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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관광청은 2026년 FIFA 월드컵의 공식 홍보 관광청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는 미국 대표팀 개막전을 포함해 총 8경기가 열린다.
손흥민의 합류는 한국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로스앤젤레스의 핵심 관광 시장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30만 명 이상이 방문해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하는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축구 여행 가이드는 소파이 스타디움과 다저 스타디움 등 세계적 경기장 투어, MLS·NWSL 경기 관람, 현지 팬 커뮤니티와의 교류, 축구 열기를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 바와 문화 공간을 소개한다.
주요 경기장으로는 2026년 월드컵 개막전이 열릴 7만 석 규모의 소파이 스타디움과 LAFC의 홈구장인 2만2천 석 규모의 BMO 스타디움, 손흥민이 시구한 다저 스타디움, LA 갤럭시의 홈구장인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 등이 포함됐다.
팬 문화 체험을 위해서는 링컨 하이츠의 '라 추페리아'와 다운타운 LA의 '킹 오브 윙스' 등 40개가 넘는 LAFC 파트너 바들이 소개됐다. LA 갤럭시 팬들이 모이는 맨해튼 비치의 '오비스 펍앤그릴'과 각국 축구 팬들이 즐겨 찾는 산타모니카의 '브리타니아 펍' 등도 추천 장소에 포함됐다.
다운타운 LA 패션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더 풋볼 부티크'는 축구 문화 편집숍으로 유니폼과 스트리트웨어는 물론 워치 파티, 유소년 클리닉, 팟캐스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펼치는 '축구 문화 허브'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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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버크 로스앤젤레스관광청장은 "손흥민 선수의 LAFC 합류는 스포츠 팬들뿐 아니라 한인 사회와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도 로스앤젤레스에 있어 뜻깊은 순간"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팬들이 경기장의 열기를 직접 경험하고, 로스앤젤레스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