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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3세를 넘어섰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더는 낯설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 이후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은 개인 재무 계획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의료비 지출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3.1%에서 지난해 44.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보험 상품이 만기를 80세 전후로 설정해 노후 후반부에는 보장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험업계가 장기 보장 상품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반 손해보험사들은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하며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자사 건강보험의 만기를 기존 80세에서 최대 100세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대수명 연장과 상품 출시 이후 이어진 ‘더 긴 보장’ 요청을 반영한 조치다. 가입자는 60세부터 100세까지 5년 단위로 만기를 선택할 수 있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재무 계획에 맞춘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보장 내용은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주요 질환을 중심으로 기본 구조를 갖추고, 여성 질환이나 계절성 질환, 스트레스성 질환 등 생활 속 위험을 반영한 특약을 선택적으로 더할 수 있다. 보험료는 비갱신형으로 처음 정해진 금액이 유지되는 방식으로, 장기간 납입 시 변동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장기 보장이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고령 사회에서 필요한 방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보장이 길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본인에게 꼭 필요한 담보와 특약을 선별해 가입해야 하며, 보험료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이미 가입한 상품과 중복 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 ‘보험 만기도 평생 전략’이 필요하다. 장수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장기 보장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개인의 건강 상태와 재무 여건에 맞춘 합리적 설계가 중요하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