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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26층 오페라 스위트. 프렌치 럭셔리 호텔의 우아함이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만난 빈센트 저니건 신임 총지배인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2021년 호텔 개관 당시 부총지배인으로 합류해 3년간 서울에서 근무한 뒤 말레이시아로 떠났던 그가 이번엔 총지배인 자격으로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20년간 프랑스, 미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의 아코르 그룹 럭셔리 호텔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호스피탈리티 철학은 명확했다. “럭셔리의 본질은 사람에서 비롯되고, 사람이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AI와 자동화 서비스가 대세인 시대지만, 그가 추구하는 '프렌치 엘레강스'는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성적 연결에서 출발한다.
오는 9월 30일 개관 4주년을 맞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저니건 신임 총지배인은 소피텔을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럭셔리 래버러토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신임 총지배인 빈센트 저니건이다. 호텔과의 인연은 프랑스 브리타니 지역 퀴베롱에 위치한 '소피텔 퀴베롱 탈라사 시 & 스파'에서 재경팀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시작되었다. 가족과 여행할 때마다 경험한 호텔의 미식, 와인, 인테리어에서 매료되어 호스피탈리티 업계에 대한 애정을 키웠다.
숫자를 다루는 업무도 흥미로웠지만,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업무를 원해 당시 총지배인에게 말씀드려 F&B 부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아코르 그룹에서 약 20년간 럭셔리 호텔 운영과 F&B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1년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오픈 당시 부총지배인으로 합류했으며, 이후 소피텔 쿠알라룸푸르 다만사라 총지배인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Q. 2021년 개관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
2021년 9월, 코로나 팬데믹의 정점에서 개관했을 당시에는 대부분이 국내 스테이케이션 고객이었다. 운영적으로도 많은 제약이 있어 호텔의 럭셔리 DNA를 충분히 선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 고객이 크게 늘어나 분위기도 훨씬 활기를 띠고 있어, 새롭고 흥미로운 시도들을 다양하게 펼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또한, 한국 사회의 외국인 친화적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제는 작은 동네 편의점의 직원이나 택시 기사님도 영어로 소통하려는 모습에서 변화를 실감한다. 덕분에 한국이 이전보다 훨씬 편안한 곳으로 다가온다.
Q. 럭셔리 호텔 업계에서 고객들의 니즈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나.
모든 고객이 같은 니즈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는 기존의 숙박과 다이닝 서비스에 더해 새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 세그먼트를 세밀히 분석하고, 선호도를 이해하며, 개인화된 니즈를 파악해 '쿠주 망(Cousu Main, 불어로 '손으로 직접 만든', '맞춤 제작한'이라는 의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블리저(비즈니스+레저)'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업무 이후 하루 이틀 동안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시티 투어를 제공할 수 있다. 호텔 안팎에서 고객이 쉽게 특별한 경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프렌치 럭셔리 호스피탈리티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고객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하기 전에 그 니즈를 미리 파악하고 세심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고객이 냅킨을 떨어트렸을 때, 고객이 직원을 부르기 전에 알아서 새로운 냅킨을 건네는 것이 그렇다.
나에게 럭셔리의 본질은 '사람'에서 비롯되고, '사람'이 만들어간다고 믿는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이코닉한 럭셔리 호텔들 역시 객실이 작거나 루프탑 바 같은 시설이 부족할 수 있지만, 호텔리어들의 인상적이고 진심 어린 서비스 덕분에 세계 최고의 호텔로 인정받고 있다. 우아한 시설, 넓고 편안한 객실, 훌륭한 음식 모두 럭셔리의 일부이지만,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진정한 본질은 바로 호텔리어 한 사람 한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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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한국은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디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한국은 언제나 더 뛰어난 혁신을 추구하고, 그만큼 일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열정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한국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자연을 좋아해 한국 곳곳에서 조깅이나 자전거 라이딩, 등산을 즐긴다. 최근에는 아이들과 함께 설악산 울산바위에 다녀오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르는 모습을 본 등산객들이 놀라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나와 함께 자주 등산을 하고 있다. 특히 성수동과 서울숲도 내가 서울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소다. 잠실은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한강, 아차산 등 자연을 접하기 좋은 곳이면서 맛집도 많아, 송파구는 나의 일터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Q. 프랑스 국적의 총지배인으로서, 프렌치 문화와 한국 문화를 접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감성적 연결(emotional connection)'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싶다. 자동화와 로보틱 서비스가 늘어나는 시대지만, 진정한 '프렌치 엘레강스(French Elegance)'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매너에서 비롯된다. 고객을 품격 있게 대하면서도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핵심이다.
단순히 옷과 외향을 떠나 모든 태도와 매너, 제스처, 고객을 응대하는 디테일의 차이가 바로 내가 말하는 프렌치 엘레강스에 기반한 감성적 연결이다. 소피텔 서울의 호텔리어들은 이러한 세련된 프랑스 문화를 고객 서비스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9월 30일 개관 4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행사가 있나.
오는 9월 30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개관 4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원 퍼펙트 하모니(One Perfect Harmony)'라는 주제로, 소피텔 서울의 진심 어린 서비스와 프렌치 럭셔리의 여정을 담아낸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페메종(Fait Maison)'에서 열리는 갈라 디너다. 파리의 상징적인 호텔이자, 16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소피텔 르 스크리브 파리 오페라'의 총괄 셰프 마틴 시몰카가 내한해 정통 프렌치 요리를 선보이며, 페메종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 페어링이 더해져 미식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미오(MIO)'에서는 미쉐린 원스타 레스토랑 '테노시마'의 오너 셰프 하야시 료헤이를 초청해, 사케와 와인 페어링과 함께 게스트 셰프의 일식 갈라 디너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위트 객실 오퍼, 와인 시음회와 샴페인 파티 등 다양한 행사로 4주년을 고객님들과 함께 기념하고 축하할 것이다.
Q. 향후 1~2년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소피텔 서울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럭셔리 호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다른 호텔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 목표다.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해 서비스, F&B 활동, 프로모션 등에서 타 호텔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는 혁신적인 방향을 개척하고 싶다.
소피텔 서울을 '럭셔리 래버러토리(Luxury Laboratory)'로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럭셔리의 개념을 실험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최근에는 러닝 크루와의 협업으로 호텔 루프 바 '라티튜드32(Latitude32)'에서 최근 트렌드로 부상한 '모닝 레이브(Morning Rave)'를 진행한 적이 있다. 아침 러닝 후 호텔 최상층인 32층까지 계단을 오르고 라티튜드32에서 술 없이 건강한 레이브를 즐기는 행사였는데, 나도 함께 참가했다. 이처럼 건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독창적인 시도를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아직 소피텔 서울을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께는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권한다. 프랑스 문화의 섬세한 뉘앙스가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럭셔리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방문 목적이 무엇이든, 가족, 커플, 친구 등 누구와 함께하든 만족할 만한 경험을 제공하겠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은 힐링의 순간과 특별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드린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