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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위의 산악자전거 대회인 'WHOOP UCI Mountain Bike World Series'가 아시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개최된다.
모나용평은 오늘(19일) 서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 연속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발왕산과 모나용평 리조트 일원에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글로벌코리아 백운광 대표, 모나용평 박인준 대표이사,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 아시아 및 퍼시픽 파트너십 앤드류 화이트 부사장이 참석해 대회의 의미와 준비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UCI 마운틴바이크 월드시리즈는 약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현존하는 전 세계 산악자전거 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다. 그동안 브라질, 유럽, 북중미 등 10~15개국에서 시리즈로 진행되어 왔지만, 아시아에서는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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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광 대표는 "이 대회는 각국 최정상의 프로 선수들이 시리즈로 참가하는 경기로, 전 세계 MTB 팬들의 꿈의 무대"라며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국제사이클연맹(UCI)과 파트너십을 맺고 대회를 주최하며, 글로벌코리아와 한국산악자전거연맹이 공동 주관한다. 한국관광공사, 대한사이클연맹, 모나용평이 공식 후원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글로벌코리아 백운광 대표는 유치 과정의 어려움과 의지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번 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역사적 의미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코스 설계, 국제 규격 준수, 선수 안전, 관중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난관과 기술적 과제를 마주했다." 그러나 백 대표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전략을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이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K-컬처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이번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K-팝, K-컬처 등이 트렌드가 되는 모든 단어들이 열리는 한국에서 MTB 대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상당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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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용평이 개최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경험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인준 대표이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이미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의 인프라와 산악 지형의 다양성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되어 이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며 "2018년 올림픽 레가시가 바로 평창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WBD 측에서는 "아시아 최초이고 이러한 부분에 아시아의 첫 번째 열리는 경기에 대한 임팩트가 강해야 된다"며 "2018년 올림픽 레가시"를 선정 이유로 꼽았다고 전해졌다.
기술적 조건도 완벽했다. 한 시간에 160명을 정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리프트 시설이 UCI 규정 중 하나인데, 모나용평은 이 조건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국내 시설 중 하나였다.
박 대표이사는 "스키 프로페셔널 그룹과 마운틴바이크 프로페셔널 그룹 간에 굉장히 교집합이 많다"며 "동계올림픽 때 코스 조성을 위해 방문했던 분들 상당수가 이번에도 마운틴바이크 대회 코스 조성을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대회에는 전 세계 800~100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크로스컨트리 올림픽(XCO) 종목에는 남자 세계랭킹 1위 크리스토퍼 블레빈스(스페셜라이즈드 팩토리 레이싱), 여자 세계랭킹 1위 새미 맥스웰(데카트론 포드 레이싱 팀)이 출전한다. 다운힐(DHI) 종목에는 남자 세계랭킹 1위 잭슨 골드스톤(산타크루즈 신디케이트), 여자 세계랭킹 1위 발렌티나 횔(YT MOB)이 출전해 사상 첫 아시아 개최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대회는 ▲다운힐(DHI, 2.4km) ▲크로스컨트리 올림픽(XCO, 3.5km) ▲크로스컨트리 쇼트트랙(XCC, 1.09km) 등 UCI 공식 종목으로 진행되며, 총상금 3억 원이 걸려있다.
한국은 다운힐 남녀 각각 3명씩과 주니어 각각 4명씩 총 14명, 크로스컨트리는 엘리트와 언더23 합쳐 16명 등 총 32명의 국가대표를 선발해 출전한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내년 1~2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백운광 대표는 코스 설계에 대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규격의 엔트리 코스를 구축하면서 단순히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기술과 전략이 최대한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코스를 점검하고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어필도 있을 거고, 지구력을 요하는 험난한 코스도 준비되어 있다. 테크니컬 다운힐과 록 구간에는 세계 정상의 프로 선수들도 균형 감각과 순간 판단력이 요구되는 구간도 있고, 스위치백과 점프 드롭 구간에서는 기존의 어떤 코스보다도 다양한 라인 선택을 위해 라이더의 본능을 깨울 수 있는 코스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을 위한 전용 트레이닝 피트존, 장비 점검 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며, 미디어 방송을 위한 전용 미디어 센터, 중계용 카메라 포인트, 드론 촬영 구간도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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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D 앤드류 화이트 부사장은 "이번 월드시리즈의 한국 개최는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추가하는 의미가 아니라 한국의 역동적이고 성장하는 사이클링 커뮤니티를 세계 무대와 연결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하나로 묶고 문화를 초월해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이야기다. 이 나라만의 열정과 재능, 특별한 정신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모든 경기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유로스포츠(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TNT Sports(영국·아일랜드), HBO Max 등을 통해 방송되며, 캐나다,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대륙에서 시청할 수 있다.
앤드류 화이트 부사장은 "2026년 전체 달력에서 가장 주목받는 UCI 마운틴바이크 월드시리즈 대회로 만들고 싶다"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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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관광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운광 대표는 "평균적으로 4만~5만 명, 많게는 7만 명 이상의 갤러리가 참가하는 대회"라며 "국내에 700만 명(전체 인구의 13%)이 자전거를 타고 있어 국내 관심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의 적극적인 후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외 관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관광 플랫폼을 통해서 선전을 해 준다고 약속했다"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준 대표이사는 하계 스포츠 발전 가능성도 언급했다. "세계 유수의 스키장이나 산악 리조트들의 경우 하계 스포츠나 이런 부분들이 매출에서 올라오는 포션이 점점 더 올라오고 있다"며 "5월은 저희에게 참 좋은 기후이고, 앞으로 하계 스포츠의 중심으로서 회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스포츠 이벤트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연계 콘텐츠와 지역 참여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친환경 경기 운영, 지역 주민과 연계된 문화 프로그램, 관광 활성화 전략을 함께 마련한다.
백운광 대표는 "이 대회를 선수들에게는 도전의 무대, 팬들에게는 감동과 세계 선수들의 전략을 경험할 수 있는 무대, 대한민국에는 자부심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준비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유치는 한국이 아시아 산악자전거의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인준 대표이사는 "이번 계기를 통해 문화용평이 MTB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며, 지역 발전과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강원도 평창은 이번 월드시리즈 유치를 통해 천혜의 자연 환경과 글로벌 수준의 스포츠 인프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산악자전거 중심의 지속 가능한 지역 성장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운광 대표는 "2026년 세계가 주목하는 MTB의 역사가 대한민국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그 순간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