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개 AI대학원 참여, AI 인재들 한곳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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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I대학원 심포지엄’은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교류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김지희 AI대학원협의회 심포지엄 운영위원장(동국대 교수)은 올해 AI융합혁신대학원 심포지엄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전국 19개 AI대학원의 연구성과와 교육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행사다.
심포지엄은 국내 AI대학원 10개교(고려대, 성균관대, KAIST, 포항공대, GIST, 연세대, 한양대, UNIST, 서울대, 중앙대)와 AI융합혁신대학원 9개교(경희대, 이화여대, 충남대, 한양대ERICA, 인하대, 아주대, 동국대, 전남대, 부산대) 등 총 19개 대학원이 참여한다.
김지희 동국대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했다. “일반 학회가 주로 논문 발표와 연구 내용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대학원의 교육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진로 지원 방안을 함께 다룬다”며 “대학원 간에도 서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외부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학생 중심 교류 현장으로 만들 것”
김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하면서 무엇보다 ‘학생 중심’의 AI 교류 현장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대학원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학생들이 주인공이 돼 연구를 교류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어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학원생들의 우수 연구성과 19건을 직접 발표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장관상과 원장상 수상자에게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6와 GITEX 2025 등을 참여할 수 있는 ICT 전시회 연수 지원 혜택을 준다.
또한 ‘AI Next: 경험의 힘, 다음 시대를 깨우다’라는 세션을 통해 글로벌 AI 기업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선배 연구자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기회를 마련했다. 이준영 박사(어도비), 노현우 박사(오픈AI), 김다훈 박사(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작년에는 삼성전자,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 졸업생들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글로벌 진출 졸업생들을 통해 학생들이 국제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해외 거주 졸업생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과 학생들의 취업 접점을 만들기 위한 전시부스도 마련됐다. 1층 그랜드볼룸에 마련된 전시부스에서는 19개 대학원의 입시 상담과 함께 삼성전자 DX부문, NC AI, KETI, LG AI연구원 등 주요 기업들의 채용 설명회, 모의 면접, 1:1 컨설팅이 동시에 진행돼 학생들의 실질적인 진로 탐색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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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학협력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
AI대학원·AI융합혁신대학원들은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국대는 휴벳바이오와 서울대 분당병원과 함께 AI로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개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췌장암은 발견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지만 글로벌에서도 아직 체계적인 분석 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혈액 검사를 통한 췌장암 관련 인자들을 종합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일반 건강검진에서도 췌장암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현재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을 한 상태로 휴벳바이오가 현재 상품화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AI대학원이 단순히 논문만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현장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을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AI 국가대표 사업들이 주로 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학교로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재양성 쪽 투자가 더 늘어나 학생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진행되는 ‘AI스타펠로우십지원사업’ 선정 대학 7곳에 대한 현판 증정식이 좋은 예시이다. 선정 대학에 6년간 과제당 최대 120억원을 지원하는 이런 사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다양한 전문인력 필요해”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정책과 관련해 김 교수는 대학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좋은 연구 결과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연구를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모델 개발자, 최적화 전문가, 하드웨어 활용 전문가, X분야 융합 전문가 등이 함께 있어야 생태계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대학원 심포지엄’이 AI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의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하고, 외부 기관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심포지엄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해 논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선순환 구조의 AI 생태계는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나간 우수한 인재들이 돌아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순환 구조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는 전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에 노인 케어, 제조, 의료, 농업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까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AI대학원 심포지엄을 찾는 참석자들에게 “AI 대학원이 국가 AI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인재양성에 대해 고민하고 AI 국가 전략을 구체화하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