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헬리코박터, 골다공증 위험도 높인다? 분당서울대병원 20년 추적 연구 결과 발표

기사입력 2025.08.18 13:21
위암 유발 세균, 전신 질환 넘어 골다공증과도 연관 가능성 시사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예방 효과 뚜렷
  • 위암 등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이 골다공증 발생 위험과도 연관될 수 있다는 국내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병원에서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20년간(2003~2023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의 골다공증 유병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 50세 이상 여성에서 비제균 그룹(짙은선)의 골다공증 위험이
제균 그룹(옅은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50세 이상 여성에서 비제균 그룹(짙은선)의 골다공증 위험이 제균 그룹(옅은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4.5%였고, 성공적으로 제균한 환자는 24.5%로 약 10%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는 약 29% 감소한 수치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됐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위암뿐 아니라 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과의 연관성이 보고된 헬리코박터균이 골다공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전신의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특히 폐경 이후 여성 환자에서 예방 효과가 뚜렷한 만큼, 이 연령대에서는 제균 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진행된 관찰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표본 규모도 제한적이어서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Gut and Liver’에 최근 게재됐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