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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 흡수율 80%…경쟁사 대비 진전

기사입력 2025.08.13 11:28
  •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13일, 개발 중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패치가 건강한 성인 대상 초기 약물 흡수 실험(Pilot PK)에서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동일 성분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흡수율(약 30%)보다 크게 높아 경구제와 주사제의 한계를 동시에 보완할 수 있는 제형 기술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6.7배 확대 촬영한 모습 /이미지 제공=대웅제약
    ▲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6.7배 확대 촬영한 모습 /이미지 제공=대웅제약

    이번 시험은 대웅테라퓨틱스의 자체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적용한 패치 제형의 인체 적용 첫 결과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70명에게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부착해 혈중 약물 농도를 측정하고, 동일 조건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를 투여해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비교했다. 용량 차이를 보정한 결과, 패치 제형은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흡수율을 보였으며, 경구제와 비교하면 약 160배 높은 수준이었다. 혈중 농도는 1주일간 안정적으로 유지돼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고용량 제형 개발 가능성도 확인됐다.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는 낮은 생체이용률과 까다로운 복용 조건으로 인해 환자 순응도에 한계가 있다. 주사제는 투여 시 통증과 의료폐기물 발생이 문제로 지적된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부착만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해, 소아·청소년, 고령 환자 등 다양한 환자군으로의 적용 가능성이 제시된다. 다만, 이번 결과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 시험이므로, 실제 환자 대상 유효성·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경쟁사들도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원제약과 라파스는 공동 개발한 ‘DW-1022’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글로벌 기업 라운엑스프(Launxp)와 다윈(Darwin)은 ‘마이크로크리스털 패치(Microcrystal Patch)’ 기반 기술을 활용한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University of Connecticut) 연구팀은 한 달간 효과 지속을 목표로 한 ‘프로그래머블 스케줄 릴리스 마이크로니들(Programmable Scheduled Release Microneedles, PSR-MNs)’ 시스템의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159억 달러에서 2030년 605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GLP-1 계열 약물이 시장 주류를 이루지만, 업계에서는 동일 성분이라도 생체이용률과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약물전달 기술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대웅테라퓨틱스의 클로팜 플랫폼은 바늘이 피부에 닿으면 녹아 약물을 방출하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가압 건조’와 ‘완전 밀착 포장’ 방식으로 약물의 안정성과 균일성을 높였으며, 실온 보관이 가능해 콜드체인(저온 유통) 대비 비용 절감과 의료폐기물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국내외 5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강복기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로 주 1회 전달할 수 있는 효율을 입증한 것은 기존 기술 한계를 넘어선 성과”라며 “글로벌 기술이전과 상업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마이크로니들은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유망 제형으로,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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