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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로 망막 검사 구현…분당서울대병원, OLED 기반 기술 개발

기사입력 2025.08.12 13:22
동물실험서 ERG 신호 유도 성공…ACS Nano 게재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연구팀이 콘택트렌즈에 초박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무선 전력 기술을 결합해, 망막전위검사(Electroretinography, ERG)를 수행할 수 있는 착용형 진단 기술을 구현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POSTECH·㈜PHI 바이오메드·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ERG는 빛 자극에 대한 망막의 전기 반응을 측정해 유전성 망막 질환 진단이나 수술 전 예후 평가 등에 활용되는 검사법이다. 기존 방식은 고정형 장비를 이용해 어두운 환경에서 환자가 눈을 뜨고 정지한 상태로 검사를 받아야 해, 공간 제약과 피로도가 컸다.

  • 무선 OLED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기기 사진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학교병원
    ▲ 무선 OLED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기기 사진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두께 약 12.5㎛(머리카락 굵기의 약 0.15배)의 유연 OLED를 콘택트렌즈 전극에 결합하고, 무선 전력 수신 안테나와 제어 칩을 함께 탑재해 별도의 유선 연결 없이 작동하는 광원 시스템을 제작했다. 전력은 유도 결합 방식을 통해 433MHz 대역에서 공급했으며, 구동 장치는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수면 안대 형태로 구현했다.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OLED 콘택트렌즈 착용 시 기존 광 자극과 유사한 수준의 ERG 신호가 유도됐고, 무선 구동 환경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됐다. 착용 중 렌즈 표면 온도는 27°C 이하로 유지돼 각막에 열 손상을 주지 않았으며, 고온·다습 환경에서도 성능이 유지됐다.

  • 무선 OLED 콘택트렌즈를 활용한 망막전위도 검사 시스템의 모식도와 실제 검사 모습의 예시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학교병원
    ▲ 무선 OLED 콘택트렌즈를 활용한 망막전위도 검사 시스템의 모식도와 실제 검사 모습의 예시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은 이 기술이 기존 ERG 장비 사용이 어려운 소아·고령 환자나 수면 중 검사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임상 적용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정확성 검증과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세준 교수는 “콘택트렌즈를 통해 망막에 무선으로 빛 자극을 전달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며 “망막 질환 진단·치료뿐 아니라 가상·증강현실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유승협 교수는 “유연 OLED의 특성을 접안형 진단 플랫폼에 접목한 시도”라며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확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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