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윤한나 APDA 평의원 “청소년이 변화의 주체가 되는 날, 그들이 리더가 될 것”

기사입력 2025.08.11 16:02
TICAD9 앞둔 서울 세미나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해법 제시
“금속처럼 단단하게, 몽석처럼 오래가게… 우리가 바라는 아프리카의 미래”
  • 사진 제공=APDA
    ▲ 사진 제공=APDA

    “디자인과 예술로 식량 손실을 이야기하고, 판매 수익으로 다른 청소년을 돕는 일, 이제 청소년이 단지 참여자가 아니라 글로벌 리더로 자라나는 여정을 만들고 싶습니다.”

    TICAD9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 현장. 아시아인구개발협회(APDA)를 대표해 무대에 선 윤한나 평의원은 정책과 실천, 구조와 감성의 교차점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청소년’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Q. 이번 서울 세미나는 어떤 계기로 기획되었나?

    APDA는 1982년 설립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랍권을 아우르는 인구·개발 의회 네트워크를 운영해왔다. 단순한 조사나 학술 발표를 넘어, 실제로 입법과 정책 변화까지 연결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이번 세미나는 오는 8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릴 TICAD9(아프리카개발을 위한 도쿄국제회의) 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아프리카 지역의 현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Q. 왜 ‘청소년’을 중심에 세웠나?

    보통 개발 협력이라고 하면 정부, 전문가, 기구 중심의 접근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의 구조를 만드는 사람만큼, ‘그 구조 안에서 살아갈 세대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이 직접 사례를 분석하고, 제안하고, 행동해보는 구조 자체가 새로운 교육이자 리더십 훈련이 된다.

    실제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한·일 청소년 공동팀은 ‘식량 손실과 기부, 그리고 지역사회의 자원 활용’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일본 학생들이 문제 제기한 ‘1/3 rule’(유통기한의 1/3이 지나면 상품 회수)로 야기되는 식량 낭비 문제 해법을 한일 양국의 학생들은 그 해법으로 커피 찌꺼기와 감귤 껍질, 씨앗 처럼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에 착안해 재활용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그 수익으로는 레소토 학교 급식이 중단된 아동들에게 식자재를 보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사회문제를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직접 문제를 발굴하고 실천하는 설계자로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노력을 인정하여 아프리카 인구개발의원연맹(FPA: African Parliamentarians Forum for population and development)에서 의장이자 가나의 고용부 장관인 H.E. Dr. Abdul Rahid Hassan Pelpuo이 의장상을 한일 학생 12명의 그릅에게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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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제공=APDA

    Q. APDA는 어떤 기관이며, 어떤 철학으로 활동하고 있나?

    APDA는 일본 국회의원 인구포럼(JPFP)과 함께 설립된 공익재단으로, 인구와 개발을 연결짓는 의회 기반 협력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학문적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과 입법에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특징이다. 우리는 아시아·아프리카·아랍권 국가의 국회의원들을 연결하고,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입법 기반의 실천적 해법을 공유한다.

    Q.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레소토에서 온 분쟁취약국 관련 사례를 발표하면서,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수제로 만든 디자인 제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식량을 보내드렸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레소토의 학생들이 ‘우리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질문했다. 그 눈빛이 잊히지 않아요. 단지 도움을 받는 위치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다는 마음. 저는 그걸 ‘수혜자에서 리더로 전환되는 가능성’이라고 본다.

    Q. 이번 세미나에서 청소년 외에 어떤 기관들이 주요한 발표를 맡았는지 궁금하다.

    서울대학교 측에서는 이석원 국제개발협력평가센터장이 개발효과성 평가와 제도적 확산의 프레임을 설명해줬고, 유엔인구기금 서울사무소에서는 장유미 글로벌사업담당관이 UNFPA와 한국 간의 전략적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저는 APDA 평의원으로서 청소년 기반 개발협력의 입법 가능성과 아시아·아프리카 의회 네트워크의 활용 전략을 공유했고, NGO 부문에서는 박희영 컨선월드와이드 국제사업지원팀장이 아프리카 권역 NGO의 운영 사례와 현지의 청소년들이 수혜자가 아닌 자국의 문제의 전문가이자 리더로서 전환되기 위한 해법 또한 발표했다.

    Q. 그 외에 주목할 만한 발표나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면?

    UNFPA 본부와 현장 실무진들의 발표도 중요했다. 소말리아 국가사무소의 아자이 아요바미델레 인도적사업코디네이터, 남수단 사무소의 후세인 하산 긴급코디네이터가 KOICA CFP 사업의 현장성과를 공유해줬다. 이 사업은 분쟁취약국에서 성·생식 보건(SRH)과 성기반 폭력(GBV) 근절을 위한 통합 보건의료 서비스로 약 400만 명의 직·간접 수혜자에게 기여하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또한 일본의 원스마일파운데이션은 '미소의 가치'를 데이터로 시각화해 기부로 연결하는 시스템 'Smiral'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기부를 금전적인것 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치화된 감동도 전달될 수 있다”는 설명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AVPN 한국대표부 이종현 총괄대표도 자리를 함께해, 사회적 금융의 시야로 개발협력과 자본 흐름의 설계를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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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제공=APDA

    Q. APDA가 추구하는 개발협력의 철학은 무엇인가?

    나는 ‘현대적 종합 모델’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기술, 교육, 문화, 금융이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어야 지속가능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변화는 몽석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해야 하고, 금속처럼 구조적이어야 한다. 단기성과에 머물지 않고 제도에 연결되고, 거버넌스로 안착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한국과의 파트너쉽 강화를 강화 시키고 있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한일간의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지속적이고 확장된 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Q. 향후 TICAD9에서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

    이번 세미나에서 도출된 청소년 권고안과 실천 아이디어는 일본에서 열리는 TICAD9 회의 현장에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후속 회의와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희 APDA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연결할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단지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제안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공식적인 협력 구조 안에 포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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