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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광주·전남 등 농촌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던 인수공통감염병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이 서울 강남 등 도심권에서도 확인됐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 감염될 수 있는 법정 감염병으로, 고열·구토·설사·황달·신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가을철 집중호우·침수 이후 감염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도시 생활 반려견에서도 노출 가능성이 존재한다. 산책 중 오염된 물웅덩이·흙과의 접촉이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감염 야생동물(특히 들쥐)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흙을 통해 전파되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반려견은 초기 눈 충혈, 고열, 기력 저하, 구토·설사 등 비특이 증상으로 시작해, 치료가 지연되면 급성 신부전, 황달, 급성 간부전, 호흡 곤란, 뇌수막염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사람도 고열, 근육통, 출혈, 신부전, 폐렴, 황달 등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반려인의 개인 위생·노출 관리가 중요하다. 고양이는 감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드물게 감염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의 기본은 백신과 환경 관리다. 수의 내과 전문의들은 지역·생활 환경에 따라 렙토스피라 항원(L)이 포함된 DHPPL 종류의 예방접종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반면 일반 종합 백신으로 알려진 DHPPi는 제품에 따라 렙토스피라 항원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어 예방 효과가 다를 수 있다. 구체적인 접종 구성과 간격은 반드시 담당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산책 시에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웅덩이 접촉을 피하고, 귀가 후 반려견 발·복부 세척과 보호자 손 위생을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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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C동물메디컬센터 금종선 내과 과장은 “렙토스피라증은 반려견뿐 아니라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백신 접종 여부 점검, 침수·장마철 산책 동선 관리, 산책 후 손·발 세척 등 기본 수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하다고 방심하지 말고, 평소 상태 변화를 유심히 살피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