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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전자 가위로 항암제 한계 넘을까…병용 치료 전략 전임상 효과 확인

기사입력 2025.08.05 14:48
Cas9-nickase 기반 병용 치료 기술, 기존 항암제 적용 한계 넘는 가능성 제시
  • 암세포의 특이적인 DNA 변이를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는 국산 유전자 가위 기술이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임상에서 입증했다. 항암제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병용 치료 전략으로, 정밀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국내 바이오벤처 카스큐어테라퓨틱스(이하 카스큐어)는 자사 유전자 가위 플랫폼 ‘CINDELA(Cancer-specific INDEL Attacker)’를 기반으로 한 병용 항암 치료 기술이 국제 암 학술지 Cancer Research 8월호에 게재됐다고 5일 밝혔다.

    카스큐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Cas9 단백질이 유발하는 DNA 이중가닥 절단(Double-Strand Break) 방식 대신 DNA 단일가닥만 절단하는 Cas9-nickase 방식을 채택했다. 이 기술은 비정상적 유전자 변이를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으면서도 정상세포의 비표적 유전자 손상(off-target effect)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CINDELA-Plus의 작용 기전. 암세포 특이적 CRISPR 유전자 가위가 DNA에 경미한 손상을 유도하면, 정상적인 경우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복구 억제제(PARP inhibitor)를 함께 사용할 경우, 손상이 누적되어 DNA 이중가닥 절단으로 전환되고 결국 암세포 자멸을 유도한다. /이미지 출처=Cancer Research, 2025년 8월호, CASCU Therapeutics 논문 中 Figure 2B
    ▲ CINDELA-Plus의 작용 기전. 암세포 특이적 CRISPR 유전자 가위가 DNA에 경미한 손상을 유도하면, 정상적인 경우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복구 억제제(PARP inhibitor)를 함께 사용할 경우, 손상이 누적되어 DNA 이중가닥 절단으로 전환되고 결국 암세포 자멸을 유도한다. /이미지 출처=Cancer Research, 2025년 8월호, CASCU Therapeutics 논문 中 Figure 2B

    이번 연구에서 카스큐어는 해당 유전자 가위 기술(CINDELA)에 DNA 손상 복구 억제제인 PARP 억제제를 병용한 ‘CINDELA-Plus’ 전략을 제시했다. Cas9-nickase는 암세포의 DNA 단일가닥에 손상을 유도한다. 이때 PARP 억제제를 병용하면 손상된 DNA가 복구되지 못하고, 결국 이중가닥 손상으로 전환돼 암세포가 자멸하는 메커니즘이다.

    특히 이번 병용 전략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암세포에서도 사멸 효과를 유의하게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PARP 억제제는 BRCA 변이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기술은 이 같은 적응증 한계를 넘어 다양한 암종으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임상 실험은 동물 이종이식 모델과 환자 유래 대장암 오가노이드를 통해 수행됐으며, 단독 요법 대비 높은 암세포 제거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정의환 박사(카스큐어)는 “Cas9-nickase 기반의 정밀 유전자 가위가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병용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카스큐어는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유니버설 신델라’와 환자 맞춤형 정밀 치료를 위한 ‘퍼스널 신델라’로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카스큐어는 2020년 설립된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원 창업 기업으로 글로벌 유전자 치료 전문매체 CRISPR Medicine News가 선정한 ‘전 세계 100대 유전자 치료 기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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