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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사람을 향한 진심만큼은 몽석처럼 단단해야 합니다.”
권한진 울트라브이 대표가 지난 13년간의 경영 여정을 이같이 회고했다. 2012년 의료기기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울트라브이는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하는 종합 바이오메디컬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비수술 리프팅용 실과 콜라겐 필러 등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기술 성과를 축적해 온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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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녹는 실’ 리프팅… 비수술 미용 시장의 서막
권 대표가 초기에 주목한 것은 ‘비수술 리프팅’ 기술이었다. 당시엔 생소했던 녹는 실(PDO) 기반 리프팅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아 출시하며, 관련 시장의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수술 아니면 방법이 없던 시절, 실을 활용한 새로운 리프팅 개념은 큰 전환점이었다”며 “지금은 대중화된 시술이지만, 당시에는 업계 패러다임 자체를 흔드는 변화였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항산화 성분인 이데베논을 활용한 앰풀 제품을 선보였으며, 홈쇼핑 등을 통해 누적 판매량 1,600만 병 이상을 기록했다. 같은 해에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고분자 콜라겐 유도 필러 ‘울트라콜’을 출시해 IR52 장영실상을 받았으며, 미국 FDA 및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 이 필러는 체내에서 자연 분해되며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특성을 갖는다.
기술 축적에서 수출까지… 글로벌 진출 가속
울트라브이는 2016년 100만 불 수출의 탑을 시작으로 2017년 300만 불, 2020년 500만 불 수출까지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이어왔다. 권 대표는 “모든 성과는 기술 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결과”라며 “제품 하나하나에 기술과 시장의 신뢰를 동시에 쌓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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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줄기세포 기반 항노화 제품, 탈모 솔루션, HIFU 의료기기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미세 전류 주사기기 개발도 병행하며, 뷰티에서 헬스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바이오메디컬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그는 “앞으로는 뷰티와 헬스케어의 경계가 더 모호해질 것”이라며 “예방과 치료를 함께 고려한 토털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K-뷰티, 기술 위에 철학을 더하다
권 대표는 울트라브이의 성장을 “내수에서 수출로, 미용에서 의료로 확장된 K-뷰티의 축소판”으로 정의한다. 그는 “요즘은 모든 것이 빠르지만, 기술도 관계도 신뢰도 오래가야 한다고 믿는다”며 “작지만 견고한 기술이 일상을 지탱하고,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 하나가 삶을 바꾸고, 그 변화가 모이면 사회가 발전한다. 진짜 혁신은 몽석처럼 단단하게,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