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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서울아산병원, 중증 노년 환자 위한 통합 진료 시스템 가동

기사입력 2025.08.04 10:45
4년간 진료 환자 18배 증가…미국 IHI 최고 등급 인증, 아시아 최초 고령친화 병원 모델 운영
  • 서울아산병원이 중증 노년 환자를 위한 통합 진료 시스템 ‘위드원(WithONE)’을 국내 최초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입원부터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진료의 연속성을 구현한 고령 환자 특화 모델로,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병원 시스템의 실질적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고위험 노년 환자 조기 선별부터 다학제 협진까지…‘위드원’ 본격 운영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중증 고령 환자 대상 통합 진료 프로그램 ‘위드원’을 정식 운영하며 병원 내 노년 진료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WithONE’은 각 분야 전문가가 한 명의 환자를 중심으로 함께 진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고위험군 조기 선별 ▲입원 중 맞춤형 다학제 진료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와 의료진이 고위험군 환자 선별을 위한 임상 허약 척도 검사(CFS)를 진행하며 중증 노년 환자의 근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와 의료진이 고위험군 환자 선별을 위한 임상 허약 척도 검사(CFS)를 진행하며 중증 노년 환자의 근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입원 초기 65세 이상 환자에게는 임상 허약 척도(Clinical Frailty Scale, CFS)를 활용해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병원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시니어환자관리팀에 협진이 의뢰된다. 이후 48시간 이내에 노년 전담 간호사가 병실을 방문해 섬망, 낙상, 약물 복용 등 주요 위험 요소를 평가하고, 필요 시 재활의학과, 약제팀, 영양팀, 사회복지팀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회의를 통해 진료 계획을 수립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여기에 자체 개발한 ‘돌봄 위험 척도’를 적용하고 있다. 환자의 건강 악화 가능성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구로, 더욱 정밀한 평가가 가능하다.

    퇴원 후까지 연결되는 ‘돌봄 연속성’…복지 서비스도 함께 설계

    위드원 프로그램은 병원 밖의 삶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독거 중인 고령 환자를 위해 ‘통합 퇴원계획 서비스’를 운영하며, 가정간호와 지역 복지 서비스를 동시에 연계한다.

    퇴원을 앞두고 전담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가족과 상담을 진행하고, 환자의 질환 상태와 돌봄 수요를 반영해 거주지 기반의 가정간호기관, 노인 돌봄 서비스, 영양 지원, AI 기반 진료 문의 응답 시스템 등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퇴원 이후에는 ‘안심진료클리닉’과 ‘문의센터’를 통해 응급 상황이나 불편에 대응하며, 의료 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노년 환자들이 퇴원 후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까지 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진료 실적 18배 증가…국제 인증으로 모델화 본격화

    서울아산병원의 노년 환자 통합 진료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1년 160명이었던 시니어환자관리팀 진료 환자 수는 2024년 2,959명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통합 퇴원계획 서비스 의뢰 건수는 83건에서 802건으로, 지역 복지 연계 실적은 191건에서 1,449건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아산병원은 미국 의료 개선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care Improvement, IHI)로부터 고령친화 진료 모델에 대한 최고 등급인 ‘Care Excellent’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IHI의 ‘Age-Friendly Health Systems’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하며, 서울아산병원은 이 기준을 충족한 아시아 최초의 병원 사례로 기록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는 “노년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최적의 치료 성과를 이끌어내는 열쇠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초기 대응”이라며 “위드원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노년 의료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표준화된 노년 진료 체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 이미지 제공=서울아산병원

    고령친화 병원 모델, 제도화 논의로 이어질까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시니어환자위원회’를 출범한 이후, 시니어환자관리팀(2023), 통합돌봄지원팀(2024), 통합퇴원계획팀(2025)으로 조직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노년 진료 체계를 고도화해왔다. 최근에는 ‘WithONE’이라는 명칭으로 상표를 출원하고, 하나의 의료 모델로 공식화했다.

    현재로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주도하는 개별 모델이지만, 향후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병원 시스템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케어와 병원 중심의 통합 관리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조로, 향후 제도화 논의에도 참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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