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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C 2025 in 국방]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본부장 “무기체계 AI 설계 현실화, 데이터·클라우드 제도 정비 시급”

기사입력 2025.07.28 16:14
무기체계 20% 경량화부터 부품 자동 분류까지… AI 설계 혁신 공개
3D 형상만으로 수만 개 부품 분류, 라팔 전투기 실시간 정비 예측 성공
2D 도면 시대 종료 선언… 3D 모델 체계 전환이 국방 AI 혁신 관건
  •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인더스트리컨설턴트 총괄 본부장은 ‘AWC 2025 in 국방’에서 “국방 AI 혁신을 하려면 2D 도면·문서 중심의 설계·생산·운영 데이터 확보 체계가 버추얼 트윈 기반의 3D 모델 데이터 확보 체계로 변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인더스트리컨설턴트 총괄 본부장은 ‘AWC 2025 in 국방’에서 “국방 AI 혁신을 하려면 2D 도면·문서 중심의 설계·생산·운영 데이터 확보 체계가 버추얼 트윈 기반의 3D 모델 데이터 확보 체계로 변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을 통한 새로운 지식과 노하우 창출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서 시작됩니다. 국방 AI 혁신을 하려면 2D 도면·문서 중심의 설계·생산·운영 데이터 확보 체계가 버추얼 트윈 기반의 3D 모델 데이터 확보 체계로 변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인더스트리컨설턴트 총괄 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WC 2025 in 국방’에서 AI가 무기체계를 직접 설계하고 3D 형상만 보고도 수만 개 부품을 자동 분류하며 전투기 정비 시점까지 예측하는 현황을 공개했다. 또 국방 AI를 선도하기 위해선 데이터 구축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엔지니어 없이도 AI가 설계”... 자동 조립 기술로 개발 시간 단축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AI가 무기체계를 스스로 설계하는 ‘제너러티브 익스피리언스(Generative Experience)’ 기술을 소개했다. 인공위성 설계를 예로 들면, 엔지니어가 기본 규격만 입력하면 AI가 수십만 개 부품 데이터베이스에서 최적의 핵심 부품을 자동 검색하고, 제약 조건을 고려한 완전한 조립 설계안을 몇 시간 만에 도출한다.

    이 기술을 실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항공기 좌석 설계에서 AI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체중을 견디면서도 최대한 가벼운 구조를 자동 생성했다. 조 본부장은 “가상 환경에서 승객이 움직이는 등 다양한 동적 하중을 시뮬레이션해 검증한 결과, 기존 대비 20% 중량 감소를 달성했다”며 “이러한 중량 감소는 항공기 성능과 기동성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버추얼 컴패니언(Virtual Companion)’ 기술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단순 질답형 챗봇을 넘어 실제 엔지니어링 업무를 대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까지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신뢰성이다. 조 본부장은 “과학적 지식과 표준 매뉴얼, 축적된 데이터 노하우에 근거해 할루시네이션 없는 신뢰성 있는 정보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랑스 해군 장비 개발업체 나발 그룹(Naval Group)은 이 기술을 활용해 3D 프린팅 기반 설계-생산 원스톱 체계를 구축, 장거리 임무 수행 중인 함정의 원격 정비 체계를 혁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 3D 형상만 보고 수만 부품 분류... 팔란티어와 정면 대결

    다쏘시스템의 차별화 포인트는 3D 형상 데이터에 특화된 AI 솔루션이다. 기존 데이터 분석 중심 AI와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조 본부장은 “팔란티어가 2D 이미지, 센서 데이터, 텍스트 데이터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40여 년간 축적한 3D 데이터 관리 독보적 역량을 바탕으로 3D 형상만으로도 부품들의 유사성을 판별하고 자동 분류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실제 적용 사례도 소개했다. 에어버스는 다쏘시스템의 ‘노하우 플랫폼’ 기술을 도입해 수만 개 항공기 부품을 3D 형상 기준으로 유사 부품별로 자동 분류·표준화했다. 그 결과 부품 재사용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엔지니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운영 유지관리 비용까지 대폭 절감했다.

    ‘라이프사이클 인사이트(Lifecycle Insights)’ 기술 사례도 공유했다. 프랑스 라팔 전투기의 경우 운영 부대, 정비 부대, 방산업체 간 실시간 데이터 공유를 통해 작전 시나리오별 부품 재고와 수요를 예측하고, 문제점을 사전 발견해 조기 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 문제점을 자동 발견하고 적용 결과까지 평가하는 완전 자동화 체계다.

    하지만 조 본부장은 “아쉽게도 우리 군은 무기체계 운용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방산업체와 공유하고 활용하는 데 보안 등 여러 제약이 있어 무기체계 성능 개선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2D 도면 시대는 끝났다”… 데이터·클라우드 제도 혁신 촉구

    조 본부장은 국방 AI 혁신 성공의 핵심을 데이터 체계 전환으로 짚었다. “AI를 통한 새로운 지식과 노하우 창출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서 시작된다”며 “현재 2D 도면·문서 중심의 설계·생산·운영 데이터 확보 체계가 버추얼 트윈 기반 3D 모델 데이터 확보 체계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부터 방위사업청에서 시작한 3D 모델 기반 데이터 확보 체계 마련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도적 뒷받침의 시급성을 촉구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강조했다. 프랑스는 육군 신형 장갑차 ‘스코피언 프로젝트’에서 3개국 12개 기관이 동시에 협업 개발할 때 소버린 클라우드 인증 체계인 ‘섹뉴엄 클라우드’를 활용했다. 미국 국방부도 전체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 완료했다.

    반면 국내는 현실이 다르다. 조 본부장은 “국내 방산기업들은 클라우드 환경 활용을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나 보안 인증 체계가 미비해 적극적인 클라우드 도입에 현실적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3가지 제도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신뢰성 높은 데이터와 노하우 확보를 위한 데이터 활용 보안 관련 제도 정비 △AI 활용을 위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예산 확보 △클라우드 관련 법령 제도 정비 및 보안 인증 체계 구축 등이다.

    조 본부장은 “이런 제도적 정비가 시급히 진행되어야 우리 국방산업도 AI 기반 혁신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유용원 의원실과 THE AI, 다쏘시스템코리아, ‘AI와 우리의 미래’ 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AI가 바꾸는 대한민국 안보’라는 주제로 팔란티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IA, 퀀텀에어로 등 국내외 주요 국방 AI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기술력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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