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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관광청 “여행자도 지역 회복에 참여하세요”... 새로운 '재생 가능 여행' 제안

기사입력 2025.07.25 16:28
  • 휴양지를 찾는 여행객들이 아름다운 풍경만 감상하고 돌아오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여행지의 환경과 공동체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회복시키는 데 직접 참여하는 '재생 가능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선두에 하와이가 나섰다.

    하와이 관광청은 여행자가 방문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남기고 돌아오는 '재생 가능 여행'(Regenerative Tourism)을 본격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연과 문화를 단순히 보존하는 '지속 가능' 수준을 넘어, 하와이의 환경과 공동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회복 및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참여형 여행 방식이다.

    기존 관광이 여행자를 '소비자'로 인식했다면, 재생 가능 여행은 여행자를 지역 발전의 '파트너'로 자리매김시킨다는 점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15개 지역단체와 협력...5개 섬 전역서 체험 프로그램 운영

    하와이 관광청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관광 협력체'(Community Tourism Collaborative)를 운영하며, 15개 지역 단체와 함께 '재생가능 여행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하와이관광청
    ▲ 사진제공=하와이관광청

    해당 프로그램들은 오아후, 카우아이, 마우이, 몰로카이, 하와이 아일랜드 등 총 5개 섬에서 운영되며, 하와이 고유 생태 복원, 전통 계승,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구성됐다.

    카우아이섬의 커먼 그라운드 카우아이는 야생 숲을 모방해 울루(빵나무)를 비롯한 하와이 전통 작물과 열대 식물을 경작하는 유기농 숲 시스템을 갖춘 재생 농장이다. 여행객들은 지속 가능한 농업 현장을 둘러보고, 농장에서 수확한 재료로 구성된 팜 투 테이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주 화-목요일에는 하와이 전통 꽃목걸이인 레이를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 사진제공=하와이관광청
    ▲ 사진제공=하와이관광청

    하와이 아일랜드의 아넬라카이 어드벤처는 '가스 無, 기름 無, 생태계 침입 無'의 원칙에 따라 카약과 전통 카누를 이용한 친환경 해양 액티비티를 운영한다. 노를 저어 이동하는 전통 항해법과 만타 레이를 볼 수 있는 야간 스노클링 투어를 통해 하와이의 해양 생태계와 전통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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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제공=하와이관광청

    마우이섬의 카에후는 마우이섬을 100% 원래 자연 상태로 복원한다는 목표 아래 지역 주민과 여행자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 복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침식된 모래 언덕 복구, 토종 식물 복원 등의 활동과 함께 하와이 전통문화 교육도 병행해 '내가 방문한 곳을 더 나은 모습으로 남기고 간다'는 재생 여행의 핵심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하와이 관광청은 이번 재생 가능 여행이 최근 '의미 있는 여행', '느린 여행', '로컬 체험'을 추구하는 한국 여행객들의 취향과도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여행 패턴이 변화하면서 단순한 관광보다는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하와이 전역에서는 다양한 재생 여행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오아후의 쿠일리마 농장에서는 친환경 농법 체험을, 혼파 혼간지 하와이 베츠인에서는 1889년부터 이어져온 일본계 이민자 공동체의 문화 교육을 제공한다. 몰로카이 랜드 트러스트는 섬 고유 생태계 회복을 위한 보호 활동을, 하와이 아일랜드의 앤시언트 리프 티에서는 유기농 찻잎 재배지 투어와 시음 체험을 통해 슬로우 라이프의 가치를 전달한다.

    한 참여 단체 관계자는 "비용과 방법에 있어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진정으로 하와이를 재생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와이 관광청 관계자는 "여행자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지역 회복에 이바지하는 참여자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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