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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진단실, PCR도 무인화 시대…씨젠, 美 ADLM서 진단 자동화 시스템 공개

기사입력 2025.07.24 17:07
‘CURECA™·STAgora™’ 공개…PCR 무인화·진단 데이터 통합 추진
  • 24시간 멈추지 않는 무인 진단실, 하나로 연결된 세계 진단 데이터.

    글로벌 분자 진단 기업 씨젠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ADLM 2025(Association for Diagnostics & Laboratory Medicine)에서 전 공정 자동화 PCR 시스템 ‘큐레카(CURECA™)’와 실시간 진단 데이터 분석 플랫폼 ‘스타고라(STAgora™)’를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는 단순 장비 전시를 넘어, 미래형 진단실 구조 자체를 제안한 해당 플랫폼이 차세대 진단 시스템 패러다임을 제시해 큰 관심을 얻었다고 전했다.

    전처리부터 판독까지, 사람 없는 PCR 진단실 구현

    씨젠은 이번 학회에서 샘플 보관부터 핵산 추출, 증폭, 결과 해석까지 모든 PCR 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CURECA™’ 시스템을 선보였다. 

    회사는 이를 ‘PCR 전 공정 자동화 기반의 세계 최초 무인 진단 시스템’으로 소개하며, 검사 효율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핵심 모듈인 ‘CURECA™ Prep(큐레카 프렙)’은 숙련도 편차와 반복 노동이 컸던 대변·객담 등 고난도 검체 처리 과정까지 자동화함으로써, 검사실 인력이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임상 해석과 고도 분석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 씨젠이 개발 중인 PCR 전 공정 자동화 시스템 ‘CURECA™’ 구성 이미지. 샘플 보관부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모듈형으로 구성했다. / 이미지 제공=씨젠
    ▲ 씨젠이 개발 중인 PCR 전 공정 자동화 시스템 ‘CURECA™’ 구성 이미지. 샘플 보관부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모듈형으로 구성했다. / 이미지 제공=씨젠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을 위해서는 의료기기 인증, 실사용 검증 등 추가적인 제도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씨젠은 이 시스템이 PCR뿐 아니라 생화학·면역진단 등 타 분야 진단에도 적용 가능하며, 모듈형 설계로 다양한 규모의 검사실에 맞춰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진단 데이터가 하나로 연결된다…STAgora™ 공개

    함께 공개된 ‘STAgora™’는 씨젠의 PCR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의료기관의 감염 트렌드, 양성률, 다중 감염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병원별로 업로드되는 데이터를 자동 수집해 40여 종의 임상 통계 도구를 제공하며, 환자별 감염 양상과 지역 감염률을 비교·분석해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씨젠은 STAgora™가 의료진의 정밀하고 데이터 기반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민감한 의료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만큼, 데이터 보안 기준과 정보 보호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진단 생태계 전략 본격화…연말까지 체험 파트너 선정

    씨젠은 ADLM 2025 참가를 통해 무인 자동화 진단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진단 모델을 직접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회사는 연말까지 전 세계 의료기관 중 일부를 선정해 사전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유럽 임상미생물감염학회(ESCMID Global 2025)에서도 큐레카가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해 씨젠 테크놀로지스, 씨젠 큐레카 등 현지 법인도 설립한 상태다.

    씨젠 관계자는 “CURECA™와 STAgora™는 단순한 검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 세계 의료 현장의 진단 표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궁극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며 “씨젠이 그동안 개발해 온 여러 기술 자산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단 생태계의 근본적인 혁신을 앞으로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기술, 넘어야 할 문턱도

    씨젠이 제시한 미래 진단실 모델은 병원 인력 부족, 검사 자동화 수요 증가, 감염병 데이터 기반 치료 전략 등 최근의 의료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흐름이다. 

    그러나 ‘세계 최초 무인화’라는 기술적 표현에는 자동화 수준의 정의, 해외 경쟁사와의 비교 기준 등이 충분히 제시돼야 한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또한 STAgora™의 데이터 통합 구조는 글로벌 확산을 위해 의료정보 표준화, 병원 간 연동 프로토콜, 국가별 규제 대응 등 복합 과제가 수반된다.

    무인화·데이터 연계 기반의 새로운 진단 생태계라는 방향성은 설득력 있지만, 의료 현장 적용과 제도적 인프라 확보가 병행될 때 비로소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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