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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산업이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다. 기존 관광지 방문 위주에서 개인 맞춤형 경험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여행 2.0' 시대, 글로벌 OTA 플랫폼 클룩(Klook)이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살펴본다.
AI 기반 개인화로 여행 선택의 새로운 기준 제시
클룩은 전 세계 50만 개 이상의 액티비티를 보유한 플랫폼 규모를 바탕으로, 국가별·고객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15개 언어와 40개 결제 통화, 40개 이상의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며 전 세계 고객들이 각자 편리한 환경에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
특히 주목할 점은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다. 클룩은 지난해 11월 구글 클라우드와의 AI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여행 상품 페이지 콘텐츠 제작 및 현지화 작업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그 결과 제작 시간을 80% 이상 단축하면서도 번역 정확도와 콘텐츠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더 나아가 클룩은 아시아 OTA 최초로 '쇼핑 가이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자 피드백과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형 AI가 리뷰를 요약하고, 가격·일정·특징 등을 비교 분석해 고객 특성에 맞는 추천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여행 2.0 시대가 추구하는 개인화의 구체적인 예시다.
MZ세대가 이끄는 '체험 중심' 여행 문화
클룩이 아태지역 13개국 MZ세대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인의 66%가 작년보다 여행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10명 중 7명(70%)은 여행 예산의 절반 이상을 의미 있는 '체험'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클룩은 다양한 이색 체험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 '컨딩 루위섬 카피바라 생태공원 입장권'의 올해 1~5월 예약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온순한 카피바라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색다른 체험이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발리 짱구 무중력 테라피 체험'(140% 증가), '도쿄 모찌 만들기 체험'(100% 증가) 등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K-콘텐츠로 한류 체험의 새로운 장 열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K-콘텐츠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 일일 K팝 댄스 클래스부터 음악 방송 세트장 투어, K-메이크업 체험까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며, 지난 4월 K-콘텐츠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
특히 'IN THE SOOP BTS Ver.' 촬영지 투어와 MBC·SBS 스튜디오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MBC 드라마 스튜디오 원데이 투어 상품의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K-Pop을 넘어 뮤지컬과 페스티벌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등산'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안산 자락길 트래킹 및 막걸리 체험, 인왕산 등반 및 역사 탐방, 북한산 파노라마 등반 등 다양한 상품을 론칭했으며, 외국인 대상 하이킹·트래킹 상품 수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속가능한 여행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
여행 2.0 시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클룩의 노력은 돋보인다. 현재 200개 이상의 지속가능성 인증 액티비티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 등 국제 공인 기관의 인증을 획득한 파트너에게 '지속가능한 파트너' 인증을 부여한다. -
특히 동물 복지 분야에서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사육 코끼리 복지 전문기관 'ACES(Asian Captive Elephant Standards)'와 협력해 코끼리 체험에 대한 평가 기준을 확립했으며, 현재 전 세계 12개의 코끼리 보호 구역이 클룩의 '코끼리 복지 평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기술적 접근도 눈에 띈다. 클룩이 지난해 자체 개발한 '트래블 이심(eSIM)'은 간편한 설치 과정은 물론 기존 유심 사용으로 인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한 상생 모델 구축
클룩은 정부의 지방 관광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2023년부터 오프라인 관광 상품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해왔다. 그 결과 2023년 대비 지난해 지방 여행 상품 수는 535개(45%) 증가했으며, 예약 건수는 6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
클룩의 사례는 여행 2.0 시대의 요소들이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에서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AI 기술을 통한 개인화, 체험 중심의 상품 기획,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운영 방식은 모두 새로운 여행 방식의 중요 요소들이다. 기존 여행사의 일방적 추천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한 맞춤형 여행을 제공하고, 기존 관광을 뛰어넘어 의미 있는 경험과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를 만들어가는 클룩의 행보는 여행 산업 전반의 변화 방향을 시사한다. 여행 2.0 시대, 기술과 경험,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여행 생태계 구축에 클룩이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 기대된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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