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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진료 문서 초안까지 작성…한림대의료원, 생성형 AI 기반 EMR 자동화 시스템 도입

기사입력 2025.07.16 16:40
지식기반 Q&A부터 EMR 초안 자동 작성까지…의료 현장에 적용되는 생성형 AI 기술
  • 의료 현장의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줄이고, 의료진의 진료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실제 병원 시스템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최근 생성형 AI 기반 진료기록 초안 자동화 플랫폼 ‘HAI(Hallym Artificial Intelligence)’를 구축하고 이를 병원 업무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김용선)은 지난 15일,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오픈 설명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HAI의 구조와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의료용 전자의무기록(EMR)에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시스템으로, 의료진의 문서 작성 부담을 줄이고 병원 내 정보 접근성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

  • (첫 번째 줄 왼쪽부터) 박성진 학교법인일송학원 기획조정실장, 김형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장,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김용선 한림대학교의료원장, 김승기 코난테크놀로지 부사장 /사진 제공=한림대의료원
    ▲ (첫 번째 줄 왼쪽부터) 박성진 학교법인일송학원 기획조정실장, 김형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장,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김용선 한림대학교의료원장, 김승기 코난테크놀로지 부사장 /사진 제공=한림대의료원

    HAI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EMR 기록지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진료 전 주기에 걸친 문서 생성을 지원한다. 현재는 뇌졸중, 담낭염, 제왕절개 분만, 수정체 수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등 5개 주요 질환군을 대상으로 기능이 적용되고 있으며, 입원 기록지, 경과 기록지, 퇴원 요약지 등 여러 유형의 문서를 자동 생성한다.

    해당 기능은 병원정보시스템(HIS)에 저장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총 97개 항목을 연동하고, 75개의 프롬프트와 룰베이스 설계를 조합해 진료과별 특성에 맞게 작동된다. 의료진의 서면 입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표현의 통일성과 정보 누락 최소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림대의료원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플랫폼을 통해 연간 최대 8만 3천 시간의 진료 문서 작성 시간이 절감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의료진 1인당 환자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연간 30일 이상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는 진료 문서 초안을 자동 작성하지만, 이는 의료진의 검토와 판단을 전제로 하며 최종 작성 책임은 의료진에게 있다.

    HAI에는 병원 내부 규정과 업무 지침을 24시간 질의응답 형태로 제공하는 지식기반 AI 기능도 포함됐다. 약 1,057건의 문서를 학습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방식으로 문서 기반의 응답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며, 응답 정확도는 약 8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요약 및 번역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해당 시스템은 AI 소프트웨어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와 공동 개발됐으며, 병원 환경에 특화된 자체 LLM을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방식으로 도입해 정보 보안도 강화했다. 또 생성형 AI 학습을 위한 비정형 데이터를 병원 업무 흐름에 맞게 정비해 실무 적용 가능성도 높였다.

    의료원은 현재 적용 중인 5개 질환 외에 타 질환군 및 진료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민우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교수(HAI 구축 TF 팀장)는 “의료진뿐 아니라 병원 구성원 전체가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본연의 진료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희성 일송학원 이사장은 “디지털 기술을 의료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며 “HAI가 환자 중심의 의료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파트너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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