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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제로 에너지, 제로 폐기물, 제로 탄소를 달성하겠다는 '트리플 제로' 선언으로 전 세계 공항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이 여행 2.0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 그린빌딩위원회 캘리포니아로부터 2025 정책 리더십 상을 수상한 SFO는 순 에너지 소비량 22% 감소, 태양광 발전 용량 130% 증가, 승객 4,800만 개 플라스틱 병 사용 방지라는 구체적 성과로 지속가능한 여행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에린 쿡 SFO 지속가능성 및 회복탄력성 디렉터는 SFO의 112억 달러 규모 자본 투자 프로그램을 총괄하며 온실가스 배출량 43% 감축, 세계 최초 공항 플라스틱 병 금지 정책, 지속가능항공연료(SAF) 1,200만 갤런 사용 등 혁신적 성과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디지털 혁신과 개인 맞춤형 경험, 지속가능성이 핵심인 여행 2.0 시대에서 공항이 환승지에서 여행자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경험 공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제시하는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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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SFO가 최근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2025 정책 리더십 상을 수상했다. 여행 2.0 시대에 이러한 인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SFO는 지속가능성 리더십을 인정받아 건축 환경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아온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정책적 노력을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팀 내에서 정책 관련 학위를 가진 유일한 구성원으로서 이번 수상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번 수상이 시사하는 것은 야심찬 목표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재현 가능한 정책의 중요성이다. 우리의 정책 유산은 바로 '트리플 제로' 목표, 즉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제로 에너지, 제로 폐기물, 제로 탄소를 선언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2016년 제로 폐기물 계획부터 2024년 스마트 표면 연구까지, 이 모든 정책들은 하나의 방대한 정책 서류로 누구나 우리 공항 웹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참고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Q. '트리플 제로'는 제로 순에너지, 제로 순탄소, 제로 폐기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행 2.0의 지속가능성 가치를 구현하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한데,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떤가.
A. 우선, SFO가 '제로' 목표로 잘 알려져 있다는 말이 기쁘다. 앞으로는 '제로' 달성 실적으로도 잘 알려지길 바란다. 지난 5년간 우리는 '제로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며 제로 목표를 향한 진척 상황을 점검해왔고, 올해는 대시보드를 새롭게 선보여 지역사회가 우리의 목표 달성 과정을 쉽게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말하면, 순 에너지 소비량을 22% 감소시켰고, 태양광 발전 용량을 130% 늘렸다. 또한 폐기물의 62%, 건설 폐기물의 99%를 매립지로 보내지 않고 처리했으며, 물 사용량도 55% 줄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항공사들이 1,200만 갤런의 지속가능항공연료(SAF)로 항공편을 운항했고, 2019년 시작된 플라스틱 병 금지 정책 덕분에 승객들이 4,800만 개의 플라스틱 병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Q. SFO는 플라스틱 생수병 판매 금지, 공항 전체 LEED 플래티넘 인증 등 세계 최초의 여러 혁신을 선도해왔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들이 일상적인 공항 운영과 여행객 경험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A. 많은 지속가능성 투자들은 사실 승객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예를 들어 SFO의 '플라이 콰이어트 프로그램'이나 '콰이어트 공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는 승객의 여행 경험을 크게 개선하고, 여정을 더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물 리필 스테이션이나 끝없이 들어오는 자연광이 그 예다.
우리는 승객이 여행 내내 지속가능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런 '수동적'이고 '능동적'인 기회를 균형 있게 제공하려고 한다.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행동이 리필용 물병을 들고 오거나, 전기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완전 전기화된 소규모 지역 채식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처럼 쉽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처럼 여행 중 내리는 선택들은 지역사회와 SFO 자체뿐 아니라, 최종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나의 탄소 발자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Q. SFO는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사용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항공사 및 연료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SAF를 어떻게 촉진하고 있으며, 전체 배출량 저감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SAF는 배출량 감축이 어려운 항공 산업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이 드롭인 연료는 기존 제트 연료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으며, 혼합 비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화석 연료 산업이 과거 100년간 받아온 보조금과 달리 SAF는 연방, 주, 민간 차원에서 즉각적이고 창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여행이 기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캘리포니아 SAF 연합을 통해 Rubio 주 하원의원의 'CA AB839'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주 정부의 투자와 연계해, 최근 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보여준 것처럼 캘리포니아의 기후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기술과 혁신은 SFO의 지속가능성 전략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 도구, 데이터 분석, AI 등이 에너지 사용 최적화, 폐기물 관리 또는 기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A. 성과 지표와 핵심 성과 지표는 우리의 목표 수준을 설정하는 데 중요하지만, 실제 지속가능성의 결과는 자산 모니터링과 관리에서 드러난다. 우리 팀은 데이터와 분석에 매우 집착하며, 에너지, 탄소, 폐기물, 건강 등 항공사 투자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캠퍼스 내 디지털 도구 활용의 엄격함을 높인다.
캠퍼스 전체의 연간 '제로' 성과부터, 분 단위로 데이터를 집계하는 효율적인 수하물 처리 시스템까지, 우리는 시설, 기술, 엔지니어링 팀과 긴밀히 협력해 자산의 위치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상호 운영과 지속가능성 목표에 중요한 자산을 신속히 배치한다.
AI는 다음 단계이지만, 이러한 영향력 있는 데이터 모델의 에너지 소비를 완화할 수 있는 명확한 정책이 마련된 후에야 도입할 계획이다.
Q. SFO의 지속가능성 노력은 환경 이니셔티브에서 그치지 않고 승객과 직원의 건강 및 웰빙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전체론적 접근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있나.
A. SFO는 오랜 기간 터미널 프로젝트에 마음챙김과 건강 요소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세계 최초의 공항 '요가룸'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WELL과 Fitwell 인증 기준을 도입해 능동적 설계, 건강한 식품 접근성, 거주자 안전, 사회적 형평성 등에서 측정 가능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활주로 등 매일 8,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요한 환경을 자연적으로 시원하게 유지하는 '스마트 서피스' 권고안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결근률을 줄이고, 직원들이 매일 움직이도록 유도하며, 정신 건강과 쾌적함을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운영 효율성과 여행객 경험이 크게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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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 세계 공항들이 지속가능성 면에서 SFO의 성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다른 도시나 공항에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나.
A. 지속가능성은 절대로 혼자서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팀웍이 필요한 분야로, 평생을 이 분야에서 재직해 온 입장에서 기후 위협에 직면한 세상을 위해 더 큰 영향력과 대담한 성과를 내기 위해 끝없이 협력하려는 동료들의 놀라운 네트워크에 깊이 감명받고 있다.
런던의 히드로 공항,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시애틀, 포틀랜드, 달라스, 덴버 등 전 세계의 파트너들이 서로 도전하고, 자원을 공유하며, 변화를 위한 공동의 길을 찾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공항들은 지역의 공항협의회나 세계적 단체와 같은 강력하고 오랜 역사를 가진 산업 협회를 통해 이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규모는 작지만 강력한 네트워크로, 누구나 다음 지속가능성 행보나 첫 걸음을 내딛을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Q. SFO가 설정한 다음 주요 지속가능성 목표는 무엇이며, 전 세계 지속가능 여행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있어 SFO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
A. 곧 발간될 '지속가능항공연료 업데이트', '회복탄력성 계획', '제로 폐기물 계획', 그리고 '에너지 미래 전략 계획'에는 SFO의 현장 내 야심찬 목표들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운영의 연속성과 글로벌 연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 중 두 가지 계획은 항공기를 통해 전 세계 승객 목적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바로 공항 간 재사용 컵 시범 운영과, 저탄소 여정을 완전히 실현하는 '그린 코리더' 구축이 그 예다. SFO는 이 계획을 통해 세계 최초의 그린 코리더를 선보이고자 한다.
승객들과 잠재적 파트너 공항들이 이 개념에 관심을 갖고, 더 알아보고, 함께 만들어가며 참여해주길 기대한다. 함께라면 캠퍼스와 여행 경로를 탈탄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소 집약적인 항공 산업 전체가 집단적 영향을 줄이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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