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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여드름 환자에게 비약물 치료법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팀은 최근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비약물 치료기기의 최신 임상 동향과 적용 전략을 정리한 리뷰 논문을 SCI급 국제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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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의 한계…“피부질환도 삶의 질 문제”
여드름은 전 세계 인구의 약 80%가 겪는 흔한 피부질환이지만, 재발이나 흉터, 색소침착이 남는 경우에는 삶의 질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특히 항생제 내성, 장기 복용 시 부작용 등의 이유로 약물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지연 교수는 “여드름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우울감, 불안 등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도 “환자 상태와 병변의 특성에 따라 비약물 치료법을 조합하면, 약물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약물 치료, 어떻게 작용하나?
논문에서는 ▲에너지 기반 장비(EBD), ▲광역학요법(PDT), ▲화학적 박피(Chemical Peeling) 등을 중심으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한 비침습적 장비 치료의 작용 원리, 효과, 적응증을 비교 정리했다.
가시광선 요법은 청색광(400~500nm)과 적색광(620~660nm)을 통해 여드름균 억제 및 피지선 기능 조절, 상처 회복을 돕는 방식이다. 통증이 거의 없고 안전성이 높지만, 반복 시술이 필요하고 에너지 강도에 따라 효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강광펄스(IPL)는 색소 및 혈관 병변에 동시에 작용해 염증성 여드름과 색소침착을 함께 완화하며, 염증 후 홍반(PIE)이나 색소침착(PIH)이 남은 여드름 환자에게 적합하다.
광역학요법(PDT)은 광감작제를 피부에 바르고 광선을 조사해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중등도 이상의 염증성 여드름에 효과가 있다. 단, 시술 중 통증과 광과민 반응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고주파 마이크로니들 치료(Microneedle RF)는 미세 침을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진피층에 전달함으로써 콜라겐 재생과 피지선 억제를 유도한다. 여드름과 흉터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으나, 비용과 시술 부담이 있는 편이다.
이 외에도 글리콜산, 살리실산 등을 활용한 화학적 박피술은 각질 제거와 표피 재생을 통해 면포성 여드름이나 얕은 흉터 치료에 활용된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고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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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치료 전략 필요…장비 선택 가이드도 시급
중앙대광명병원 한혜성 교수는 “비약물 치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여드름뿐만 아니라 흉터, 색소침착 등 이차적인 피부 변화까지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활용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여드름 치료에서도 장비별 치료 기준과 표준화된 접근 가이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피부 유형, 병변 상태, 환자 특성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 조합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