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국산 AI 뇌 진단 솔루션 ‘뉴로맥스’, 인도 첫 매출…美 CPT 실증도 착수

기사입력 2025.07.09 16:32
피맥스, 인도 병원과 정식 계약…진료 참고 활용 중심, 글로벌 진출 교두보 확보
  •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이 개발한 뇌 질환 분석 AI 솔루션이 인도 병원에서 진료 참고 도구로 활용되며 첫 매출을 기록했다.

    피맥스(PIMAX, 대표 김한석)는 지난 6월 인도 자이더스(Zydus) 병원 뇌검진센터에 자사의 뇌 질환 분석 AI 솔루션 ‘뉴로맥스(NeurOmx)’를 정식 설치한 뒤, 약 3주간의 시운전을 거쳐 유료 사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3만 달러(한화 약 4,2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연말까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더스 병원은 인도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 위치한 550병상 규모의 민간 종합병원으로, 30개 이상의 전문 진료과와 최첨단 의료 인프라를 갖춘 인도 서부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 중 하나다. 연간 20만 명 이상의 외래 환자와 2만 명 이상의 입원 환자를 진료하며,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획득해 인도 서부에서 규모와 신뢰도 높은 인도 대표 민간병원 중 하나로 꼽힌다. 피맥스는 필립스 인디아(Philips India)와 함께 2024년 9월 이 병원과 5년간 뉴로맥스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국내 의료 AI 기업의 해외 진출은 연구용 또는 시범 제공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며, 실제 유료 계약과 병원 전자의무기록(EMR) 반영까지 이뤄진 상업적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사례는 기술 실효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한 성과로, 국내 의료 AI 기업의 일반적인 해외 진출 패턴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인다. 실질적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뉴로맥스는 자기공명영상(MRI)을 기반으로 뇌 구조와 부피를 정량 분석해, 뇌졸중·치매·뇌종양 등 주요 신경계 질환의 조기 진단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이다. 분석 결과는 자동 생성된 리포트 형태로 제공되며, 병원 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연동 가능한 통합 플랫폼 ‘메디오맥스(MediOmx)’도 함께 공급된다. 두 제품은 모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의료기기 인증과 미국 식품의약국 510(k) 승인을 받았다.

  • 인도 자이더스 병원 의료진이 뇌 질환 분석 리포트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 해당 리포트는 뉴로맥스(NeurOmx)가 자동 생성한 결과로, 의료진의 진료 판단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사진 제공=피맥스
    ▲ 인도 자이더스 병원 의료진이 뇌 질환 분석 리포트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 해당 리포트는 뉴로맥스(NeurOmx)가 자동 생성한 결과로, 의료진의 진료 판단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사진 제공=피맥스

    현재 피맥스는 인도 전역 약 100개 병원에 뉴로맥스를 연구용 또는 시험 운영 형태로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분석 결과를 환자 EMR에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리포트를 의료진 판단을 보조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 중이다. 유료 계약은 병원당 월 과금 또는 연간 라이선스 형태로 이뤄지며, 인도 PACS 기업 메드드림(MedDream, Arwa Systems)과의 제휴를 통한 간접 공급도 병행하고 있다.

    피맥스는 인도 실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민간의료보험 시장 진입을 위한 실증에도 착수했다. 2024년 1월부터 미국에서는 AI 기반 뇌 MRI 분석 서비스에 대해 CPT 코드(0865T, 0866T, 의료보험 청구용 임시 코드)가 부여된 상태다. CPT는 미국에서 건강보험 보상 기준을 정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기술 상용화의 진입 장벽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실증은 마운트 시나이 병원(Mount Sinai Hospital), 콜롬비아대병원(Columbia University Irving Medical Center), 존스홉킨스병원(Johns Hopkins Hospital) 등과 함께 약 1년간 수행되며, 2026년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미국 시장 진출 전략으로 시카고 지사를 통한 직접 판매 외에도, GE 헬스케어(GE Healthcare)와의 유통 파트너십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GE 출신인 김한석 대표와 기리시(Girish) CTO가 보유한 글로벌 영상의학 시장에 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확산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뉴로맥스(NeurOmx)가 생성한 뇌 MRI 분석 리포트 예시. 뇌 구조 및 부피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 주요 이상 소견을 자동 도출하며, 병원 EMR 및 PACS 시스템과 연동해 제공된다. /이미지 제공=피맥스
    ▲ 뉴로맥스(NeurOmx)가 생성한 뇌 MRI 분석 리포트 예시. 뇌 구조 및 부피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 주요 이상 소견을 자동 도출하며, 병원 EMR 및 PACS 시스템과 연동해 제공된다. /이미지 제공=피맥스

    피맥스는 이번 인도 상용화를 미국 CPT 기반 상용화의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성과는 의료 AI 솔루션의 실매출이 발생한 사례로서 의미는 있지만, 전체 글로벌 의료 AI 시장 규모(2023년 약 100억 달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미국 CPT 실증을 거쳐 대규모 보험 적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장기간의 검증 과정과 경쟁사 대비 기술적 경쟁력 입증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이번 상용화는 진료 참고 도구로서의 활용 사례에 해당하며, 실제 임상 효과나 진료 개선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시장 내 유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구도 또한 주요 관전 포인트다. 비즈에이아이(Viz.ai), 에이드닥(Aidoc) 등 이미 FDA 승인과 상용화를 완료한 글로벌 경쟁사가 존재하는 만큼, 피맥스의 기술적 차별성과 임상 유효성 확보 여부가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