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부사장, 모빌리티 판도 변화 사례 제시
국내 완성차 기술은 최초지만 자율주행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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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도 1년 전부터 해외 파트너사들과 함께 한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외 업체들이 대형 자본과 기술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언제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해외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업계에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5)에서는 한국형 AI 자율주행을 주제로 전략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 총괄 부사장은 자율주행의 현황을 공유했다. 그는 “자율주행 상용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기술 성숙도, 경제성 확보, 우호적 규제 환경, 무인 모빌리티 수요 증가 등 4가지 측면에서 상용화 조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장 부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모빌리티 시장 변화를 주목할 만한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웨이모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8개월 만에 우버의 시장점유율이 65%에서 55%로 떨어지고 웨이모는 22%까지 올라 리프트와 동률을 이뤘다”며 “자율주행 서비스 도입으로 기존 모빌리티 시장의 성공 방정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해외 업체들이 대형 자본과 기술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이미 예고됐다”며 “언제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율주행 상용화의 핵심 요소로는 △주행 기술 △운영 관제 △기초 차량 등 3대 축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수천 대 규모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최적화된 차량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3대 OEM을 보유한 나라지만,자율주행 개발에서도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중국에서 이름을 처음 들어본 업체들도 이미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 설계 역량을 쌓았다”고 지적했다.
장 부사장은 해외 기술 도입과 국내 기술 발전의 병행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1960~70년대 현대자동차가 미쓰비시와 제휴해 엔진 기술을 확보한 것처럼 선도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현지화 과정에서 독자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도 하나의 길”이라며 “국내 업체 육성과 해외 업체와의 협업을 병행해 타임투마켓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유덕규 기자 udeo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