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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엔티파마가 개발 중인 뇌졸중 치료 후보물질 ‘넬로넴다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다국적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앞선 국내 임상에서 정맥 투약 시점에 따라 유의미한 장애 개선 효과를 보인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에 돌입한다.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지엔티파마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넬로넴다즈(Nelonemdaz)’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다국적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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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상은 뇌졸중 발병 후 12시간 이내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중등도 이상 환자 3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응급실 도착 60분 이내 정맥 투약을 시작하며, 총 10회에 걸쳐 약물이 투여된다. 재개통 치료는 투약 시작과 병행해 도착 후 90분 이내에 시행되며, 병용요법의 유효성이 핵심 평가 대상이다. 주요 평가지표는 치료 12주 후 환자의 일상생활 독립 여부다.
임상은 아주대학교병원 이진수 교수를 총괄 연구책임자로, 미국 피츠버그대학 라울 노구에라 교수, UCLA 데이비드 리베스킨드 교수, 호주 모나시대학 헨리 마 교수, 캐나다 캘거리대학 비조이 매넌 교수 등 세계적인 뇌졸중 권위자들이 참여하며, 국내외 20여 개 병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지엔티파마는 앞서 국내 70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데이터에 따르면 응급실 도착 후 60분 이내 넬로넴다즈를 투약한 환자군은 위약군 대비 약 4.3배(p=0.003)의 장애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70분 이내 투약 시에도 약 2.2배(p=0.043)의 효과 차이를 확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국제 뇌졸중 전문 학술지 Journal of Stroke에 게재됐다.
넬로넴다즈는 선택적 NR2B NMDA 수용체를 억제해 급성기 뇌세포 사멸을 차단하고,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확산기 세포 사멸까지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갖춘 후보물질이다. 기존 뇌졸중 치료는 혈전 용해제 또는 혈전제거술 등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데 집중돼 있었지만, 뇌세포 보호까지 이어지지 못해 후유장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진수 아주대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 3상은 앞선 국내 임상에서 확인된 약효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롭게 설계된 것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뇌세포 보호 치료제 중 성공에 가장 근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참여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병원 내 신속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임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엔티파마 곽병주 대표이사(연세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넬로넴다즈는 기존 재개통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병용 신약 전략으로, 장애 및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글로벌 3상에서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세계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300조 원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유발하는 주요 사망 및 장애 원인 질환이다. 혈전 용해제 또는 기계적 혈전제거술 등 재개통 치료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후 뇌신경 세포의 사멸을 막지 못해 환자의 60% 이상이 사망하거나 중증 장애에 이른다는 한계가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