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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랩,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 유투바이오의 통합형 진단실 실험

기사입력 2025.07.02 17:02
  • 검사실 자동화와 인공지능(AI) 판독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진단 시스템 ‘스마트랩’의 현장 적용이 본격화하며, 디지털 전환 모델로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맞춤형 헬스케어 전문기업 유투바이오(대표 김진태)는 지난 1일 열린 ‘2025 Healthcare Excellence Forum’에서 자사 의료기관에 실제 적용 중인 스마트랩 운영 사례를 공개하며, 기술 자체보다 병원 조직 내 적용과 연동이 가능한 운영 기반 중심의 디지털 진단 전략을 제시했다.

    ‘운영 기반’ 통합 모델로 차별화

    유투바이오가 제시한 스마트랩은 검사실 전 과정을 디지털 기술로 연결한 구조로, 검사 정확도와 처리 속도 향상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 이번 포럼에서 유투바이오는 협력 기관인 유투의료재단에 적용 중인 스마트랩 운영 사례를 통해 이러한 구조를 구체화했다.

    회사는 스마트랩에 자사 의료정보시스템 ‘U2LIS’를 적용해 검사 결과의 자동 연동과 무지화(Paperless)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혈액·화학·면역 검사 분야에는 전자동화 시스템(TLA)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검사 공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AI 기반 판독 기술은 현재 PBS Morphology(말초혈액도말검사 형태학 판독) 검사를 대상으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향후 병리·미생물 등 정밀 진단 분야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 유투바이오 스마트랩의 개념을 정리한 구조도 /그래픽 제작=디지틀조선일보
    ▲ 유투바이오 스마트랩의 개념을 정리한 구조도 /그래픽 제작=디지틀조선일보

    이러한 구성 기술은 의료 현장에서 이미 개별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유투바이오는 이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해 의료기관 내에서 실증하고 운영까지 병행하는 접근 방식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문 사례로, 병원 현장에 실제 적용 가능한 통합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실증했다는 점에서 플랫폼형 진단실로의 확장 가능성도 시사한다.

    유투바이오는 글로벌 확산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태국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동남아 의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단기기 기업 애보트(Abbott)와 함께 번들 소프트웨어 연동 솔루션 및 진단 시약 유통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자사의 의료IT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의 기기 전문성을 결합해 스마트랩 구조의 해외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는 “진단검사실은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단위가 아니라, 전체 구조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스마트랩 전략은 기술 중심이 아닌 운영 기반 중심의 디지털 전환 모델에 가깝다”고 말했다.

    업계 트렌드 속 성과 검증이 관건

    ‘스마트랩’이라는 개념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에서도 TLA 시스템, 병원정보시스템(HIS), AI 판독 기술 등을 조합해 검사실의 자동화·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IT 기업이 자체 의료기관에 기술을 통합 적용하고 운영까지 병행하며, 이를 바탕으로 수출 가능한 진단실 구조를 직접 설계·실증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는 드문 접근이다.

    유투바이오의 전략은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진단 분야의 구조적 전환 가능성을 시험하는 하나의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자체의 솔루션 개발과 실증 역량을 병원 운영에 직접 반영해, 기술 통합과 조직 내 정착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회사는 스마트랩의 도입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나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구조적 전환의 실질적 효익에 대한 평가는 제한적이다. AI 판독 기술 역시 PBS Morphology 영역에서만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로, 병리·미생물 등 고난도 진단 분야로의 확장성과 기술 정교화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또한, 의료 AI 기술 전반에 대한 국내 인허가 절차는 여전히 복잡하고 보수적인 구조로, 추가 확장에는 제도적 대응 병행도 필요하다.

    유투바이오의 전략이 디지털 진단 시스템의 운영 기반 전환 가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지, 향후 성과에 따라 그 실효성이 가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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