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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재발, ‘소변 산성도’로 예측?…국내 연구진, 예후 지표 가능성 제시

기사입력 2025.07.01 16:23
  • 방광암 재발 위험을 간단한 소변검사로 예측할 가능성이 국내 연구를 통해 제시됐다. 연구팀은 ‘소변 산성도’를 예후 예측 지표로 주목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연구팀은 비(非)근육 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World Journal of Urology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대목동병원 류호영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송병도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류호영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류호영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비근육 침윤성 방광암은 방광 벽의 근육층까지 침윤되지 않은 비교적 초기 단계의 암으로, 전체 방광암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뒤에도 약 40%의 환자에게 암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BCG(결핵균 유래 면역 치료제)를 이용한 표준 보조 치료의 반응이 소변의 산성도(pH)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2003년부터 2021년까지 방광암 절제술 후 BCG 치료를 받은 환자 57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pH 5.5를 기준으로 ‘산성 소변군’과 ‘비산성 소변군’으로 나눈 뒤, 두 집단의 재발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산성 소변군의 재발률은 42.4%로, 비산성 소변군의 33.8%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흡연력, 종양의 크기 및 개수 등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함께 고려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산성 소변은 방광암 재발 위험을 약 45% 높이는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소변의 산성도가 면역 기반 치료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예후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산성 환경이 면역세포 활성을 저해해 면역치료 효과를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던 만큼, 이번 연구는 이러한 생물학적 기전과 임상 지표 간의 연관성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이 향후 비근육 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예후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한 후속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비근육 침윤성 방광암은 치료 후에도 재발이나 치료 반응 부족으로 환자 부담이 큰 질환”이라며 “소변검사와 같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방광 내 산성도를 조절함으로써 BCG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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