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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진단 기업 엔젠바이오가 암 진단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RNA 기반 유전자 융합(gene fusion) 변이 검출 알고리즘으로 싱가포르 특허(등록번호 11202001186X)를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RNA를 분석해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탐지하는 이 기술은 기존 진단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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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따르면, 이번에 등록된 알고리즘은 기존 방식(FISH, RT-PCR)처럼 한두 개 유전자만 분석하는 방식과 달리, 여러 유전자 융합 변이를 한 번에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알고리즘으로는 놓치기 쉬웠던 변이까지 포착 가능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유전자 융합은 서로 다른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유전자가 생성되는 현상으로, ALK, ROS1, NTRK, BCR-ABL 등 다양한 암종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들 유전자는 다수의 표적 항암제 타깃으로 활용되고 있어, 정밀 검출 기술은 암 진단 제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엔젠바이오는 해당 알고리즘이 ▲검출 범위 확대 ▲위양성(오진) 감소 ▲진단 신뢰도 향상 등의 장점을 갖췄다고 밝혔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더 정확하고 신속한 암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사이리서치(TechSci Research)는 RNA 기반 유전자 융합 분석 시장이 2024년 약 54억 6,000만 달러(약 7조 4,000억 원)에서 2032년 약 234억 달러(약 31조 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도 같은 기간 약 1,400억 원에서 3,8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특허는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지역 수출이 증가하는 흐름에 맞춘 전략적 조치”라며, “현재 수출 증가세를 감안하면,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 지난해의 두 배 이상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