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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비대해진 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통해 양측 신장을 제거하고,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한 것은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드문 사례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김진명 교수팀은 지난 6월 16일,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약 7배 이상 비대해진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선천성 유전 질환인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후군(ADPKD)을 앓고 있었다. 이 질환은 신장에 수백 개의 낭종이 생기며, 신장이 점차 커져 축구공 크기까지 커질 수 있고, 대부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감염, 출혈, 낭종 파열, 신장암 등의 합병증 위험이 높아 신장이식 시 기존 신장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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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복부에 1cm 구멍 3개와 신장이 통과할 수 있는 6cm 절개창 하나만을 이용해 모든 수술을 진행했다. 로봇팔을 삽입해 좁은 수술 공간에서도 정밀하게 작동하며 양쪽 신장을 안전하게 제거했고, 공여자로부터 기증받은 건강한 신장을 이식했다.
신성 교수는 “로봇 수술은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감염과 탈장 위험을 줄이고, 출혈량을 감소시켜 회복 기간을 단축하게 한다”며 “젊은 여성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심미적 효과와 기능 회복 속도까지 복합적으로 판단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신장이식은 기존 개복 수술보다 수술 난도가 높지만,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한 시야 확보와 정밀한 로봇팔 조작 덕분에 주변 장기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로봇 신장이식 180례 이상을 시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병원은 환자가 수술 후 합병증 없이 회복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공여자도 무사히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신 교수는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라며 “로봇 신장이식은 개복 수술과 견줄 만큼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 다만 환자에 따라 개복 수술이 더 적합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