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요리는 생명을 연장시키는 일, 좋은 재료가 중요”…식탁 위 진심을 담는 셰프 홍신애

기사입력 2025.06.30 06:02
요리 연구가 홍신애 셰프 인터뷰
자연과 요리,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
한 끼 식사에 담긴 철학, 요리로 전하는 진심
  • “한 끼 식사와 그 안에 담긴 재료, 그리고 그 식사의 의미가 모두 모여야 진정한 최고의 식탁이 완성되는 거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사 한 끼. 요리 연구가 홍신애 셰프는 음식이 단순한 섭취를 넘어, 삶의 태도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방송과 책, 강연을 통해 요리와 식재료의 의미를 전해온 그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 ‘채고의 식탁’을 통해 요리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홍 셰프는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재료 본연의 맛과 그 재료가 자라난 환경 그리고 이를 정성껏 길러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꼽는다. 단순히 시각적 화려함이나 조리 기술을 넘어서, 재료 자체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 좋은 재료가 담아내는 삶의 이야기

    ‘채고의 식탁’은 호주축산공사와 함께 제작된 영상 콘텐츠로, 홍 셰프가 전국 곳곳의 농가를 찾아 제철 재료를 수확하고, 호주청정우 재료로 요리하며 식탁을 나누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둘러싼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홍 셰프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재료의 가치를 잘 모른 채 지나치곤 한다”라며, “무엇을 먹는지, 누가 어떻게 길러냈는지 알게 되면 음식에 대한 태도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땅에서 시작된다. 농부의 손에서 자란 제철 채소, 청정한 환경에서 자란 축산물은 그 자체로 풍부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요리사는 그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재료를 조리해야 한다는 것이 홍 셰프의 신념이다.

  • 홍신애 셰프는 요리의 중요성과 좋은 재료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이채석 PD
    ▲ 홍신애 셰프는 요리의 중요성과 좋은 재료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이채석 PD
    요리사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이해하고,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조합해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해요.
    결국 소비자는 음식에 비용을 지불하니까요.
    그만큼의 가치와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철학은 자연스럽게 좋은 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늘어난 현대인의 식생활에서는 고기 선택의 기준 또한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홍 셰프는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얼마나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났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호주청정우와의 협업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호주의 목장을 찾은 그는 “넓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들판을 뛰놀며 자라는 모습만 봐도 얼마나 건강한지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청정우가 다양한 요리와 재료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만큼 품질이 뛰어난 단백질 식재료라며,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로 꼽았다. 실제로 호주청정우는 목초 사육, 곡물 비육, 와규 등 사육 방식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며, 특히 풀을 먹고 자란 목초 사육 소고기는 자연 그대로의 건강함을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선택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양한 재료들과의 조화도 뛰어나 건강한 식재료라고 평가했다. 호주청정우는 사육 방식에 따라 목초 사육, 곡물 비육, 와규 등으로 세분되어 철저히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 재료의 다양성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 셰프는 “같은 식재료라도 종류와 조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양파만 해도 우리나라에 60종 이상이 재배되고 있다. 그걸 아는 순간, 요리 방식이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더 많이 알고 경험할수록 식재료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덧붙여, 좋은 재료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길러낸 사람들의 삶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 건강한 재료로 만든 식탁, 씨즌서울

    올해 6월, 홍 셰프는 서울 노원구 수락휴에 레스토랑 ‘씨즌서울(Season Seoul)’을 열었다. 이름 그대로, 계절의 흐름과 지역성을 담아낸 식탁을 지향한다.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을 기반으로, 정해진 메뉴 없이 제철 식자재로 한 상 차림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 홍신애 셰프가 운영하는 씨즌서울의 건강한 한상 차림./사진=이채석 PD
    ▲ 홍신애 셰프가 운영하는 씨즌서울의 건강한 한상 차림./사진=이채석 PD

    식탁 위에는 요리에 사용된 식재료의 원산지, 생산자 이름, 재배 방식 등을 소개하는 안내서도 함께 놓여있다. 손님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를 아는 경험을 하게 된다.

    씨즌서울에서 사용되는 식재료는 대부분 자연농법으로 길러진 것들이다. 잡초를 뽑지 않고, 물도 주지 않으며,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기는 방식이다. 홍 셰프는 “이런 재료야말로 자연 그대로 자라난 생명력 있는 식재료”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씨즌서울’이라는 공간 자체가 그런 그의 신념을 구현한 공간이다. 재료와 계절, 사람과 생명을 잇는 순환 구조 속에서, 그의 음식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진짜 목표예요.”

    홍 셰프는 요리를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바꾸고, 생명을 연장 시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는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진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 먹는다는 건 많이 먹는 게 아니에요.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그걸 채워주는 능력이죠. 잘 먹는 습관은 결국 삶의 질로 이어지고, 생각도 몸도 바꾼다”고 설명했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으로 ‘어떤 요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꼽았다. 앞으로도 요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음식의 본질적 가치, 그리고 음식이 지닌 힘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통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지만, 건강한 식재료는 오히려 줄어드는 시대”라며 “한 끼 식사라도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요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을 먹고, 어떤 재료를 쓰며,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가치를 이해하고 누릴 줄 안다면, 같은 가격의 식사라도 삶의 만족도는 분명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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