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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망가뜨리는 소변 속 단백질 찾았다” 서울대병원, 당뇨병콩팥병 진행 예측 단서 확인

기사입력 2025.06.25 11:36
  • 당뇨병콩팥병 환자의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연구팀은 소변 내 ‘보체 단백질’이 당뇨병콩팥병의 빠른 진행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5일 밝혔다.

    보체 단백질은 선천면역 체계인 ‘보체 시스템(complement system)’을 구성하는 요소로, 면역 반응의 말기 단계에서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한승석·윤동환 교수, 미국 UC 데이비스 대학 마리암 아프카리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서울대병원과 미국의 당뇨병콩팥병 환자 코호트(전향적 추적 관찰 대상군)를 대상으로 표적·비표적 소변 단백체학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 손상이 명확히 진단된 한국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소변 단백질을 정밀 분석하고, 군집별 발현 경향을 비교했다. 이후 미국의 다인종 만성콩팥병 코호트(CRIC)에 속한 282명의 환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재검증을 실시해 일관된 결과를 확인했다. 이어 소변 속 보체 단백질의 발현 수준을 수치화한 ‘보체 점수’를 개발하고, 다수의 보체 단백질 발현량을 조합해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보체 점수’를 산출해 환자의 질환 진행 속도와 비교했다.

  • 보체 점수에 따른 당뇨병콩팥병의 진행 확률. 다른 임상 변수를 보정했을 때, 보체 점수가 높은 환자는 당뇨병콩팥병이 빠르게 진행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고, 이 결과는 한국 및 미국 코호트에서 동일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보체 점수에 따른 당뇨병콩팥병의 진행 확률. 다른 임상 변수를 보정했을 때, 보체 점수가 높은 환자는 당뇨병콩팥병이 빠르게 진행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고, 이 결과는 한국 및 미국 코호트에서 동일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소변 속 보체 단백질의 수치를 나타내는 보체 점수가 높을수록 질환이 더 빠르게 악화했으며, 이는 다른 임상 변수들을 보정한 후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특히 보체 시스템 관련 단백질이 풍부하게 나타난 환자군에서 신장 조직 손상이 더 심하고, 향후 투석이나 신장 기능 상실로 진행될 위험도 두 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 Reports(키드니 인터내셔널 리포츠) 최신 호에 게재됐다.

    한승석 교수는 “보체 시스템 억제제가 일부 희귀 신장 질환에서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당뇨병콩팥병에 대해서는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결과는 보체 시스템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체 억제제를 활용한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는 고위험군 환자의 조기 선별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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