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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홀린 K브랜드] K-뷰티, 기능성·감성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서 도약 가속화

기사입력 2025.06.25 10:27
사상 최대 수출 실적…기초·기능성 제품 고른 성장 견인
제조·유통 인프라로 확장성 확보
  • K-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와 음악을 넘어 패션, 뷰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는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이러한 흐름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K-브랜드의 주요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성장 배경과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능성 강화와 제품 경쟁력,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K-뷰티가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단순한 한류 열풍을 넘어, 국내 화장품 산업은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최근 기초와 색조 화장품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생산·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3% 증가한 17조5426억원에 달했다.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출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 

    수출 대상 국가는 전년보다 7개국 늘어난 172개국이며, 주요 수출국은 중국 24.5%, 미국 18.7%, 일본 10.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션, 크림, 에센스 등 기초화장품 부문은 전년 대비 30.2% 성장했다. 기능성 화장품 부문 역시 주름 개선 제품을 중심으로 35.2% 증가하며, 7조351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 ◇ 맞춤형 전략과 콘텐츠 마케팅으로 글로벌 공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과 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K-뷰티는 소비자 피부 고민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NS 확산력과 K-콘텐츠와의 시너지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유통 확대 전략도 활발하다. 국내 브랜드들은 미국 코스트코, 동남아 왓슨스, 유럽 전문 플랫폼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온라인몰과 SNS 마케팅을 병행해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스킨1004는 지난해 매출 2800억원, 영업이익 7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21%, 571%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8%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미국·중국·일본·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현지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트렌드를 반영한 인플루언서 협업 마케팅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스킨1004는 유럽 시장에서도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 스킨1004 ‘2025 코리아 엑스포 인 파리’ 부스 전경./사진=스킨1004
    ▲ 스킨1004 ‘2025 코리아 엑스포 인 파리’ 부스 전경./사진=스킨1004

    듀이트리는 말레이시아 왓슨스에 입점해 AC 딥 진정 마스크, 어반 쉐이드 선 등 쿨링 콘셉트 제품으로 현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유통을 확대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가성비 라인을 병행해 운영 중이다.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북미 전역 300여 개 매장에 추가 입점할 예정이다. 리얼베리어는 유럽 K-뷰티 전문 플랫폼 미인 코스메틱스를 통해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 입점도 추진 중이다.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는 최근 사명을 화해글로벌로 변경하고, 영어·일어 버전의 플랫폼을 통해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B2B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 제조·유통 인프라로 뒷받침되는 경쟁력 확보

    국내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은 제조 및 유통 인프라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생산액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 수는 21개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 중 8개 기업은 생산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주요 기업별 생산 규모는 LG생활건강(4조8794억원), 아모레퍼시픽(2조9091억원), 달바글로벌(3328억원), 애경산업(3292억원) 순이다.

    위탁생산이 가능한 책임판매업체 수는 2019년 1만5707개에서 지난해 2만7932개로, 제조업체는 같은 기간 2911개에서 4439개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이는 브랜드의 다양화와 빠른 시장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유연한 생산 체계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 특히, 소규모 브랜드도 자체 생산 설비 없이 ODM·OEM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제조 인프라는 K-뷰티의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ODM 전문 기업 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인 588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으며, 연간 32억개의 생산가능수량(CAPA)을 확보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을 앞세워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은 1284억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4%, 104%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주가도 공모가의 2배를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 美 관세 대응 및 수출 지원 확대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기본 관세 10%를 부과하고, 90일 유예 후 25%까지 확대할 방침을 밝히면서, 중소 K-뷰티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5월 수출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K-뷰티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관세 대응 자문단 구성, AI 기반 상담 시스템 도입, 미국 인플루언서 연계 온라인 마케팅 프로그램 운영, 올리브영과의 콘텐츠 마케팅 협업 등이 주요 대책으로 제시됐다. 하반기에는 세계 최대 화장품 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에 참가를 통해 유통사 및 구매자와의 연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K-뷰티는 이제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협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의 수출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세 장벽,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