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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수술 ACS 시스템, 당직제 한계 보완…서울아산병원 도입 성과 분석

기사입력 2025.06.23 11:42
  •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급성기외과(ACS, Acute Care Surgery) 시스템이 응급수술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안전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도착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약 70분 단축하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을 7%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이건희 전문의 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ACS 시스템 도입 전후 응급 일반외과 환자 2,146명의 임상 결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국내 3개 병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기존 당직제(TROS, Traditional On-call System)에서는 외과 의사들이 정규 수술과 외래 진료를 병행하며 당직 근무를 수행했다. 이에 따라 응급수술 요청 시 지체 없이 대응하기 어려웠고, 수술 결정 및 집도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의사의 피로도 증가와 환자 예후 악화라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돼 왔다.

    ACS 시스템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5명의 외과 응급수술 전담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수술이 필요한 중증 응급 환자 진단부터 집도, 수술 후 관리까지 직접 책임지는 방식이다. 응급실 의료진이 1차 진료와 기본 검사를 시행한 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담 전문의가 즉각 참여해 평가하고, 직접 수술을 진행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 입실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평균 소요 시간은 ACS 도입 전 522.1분에서 도입 후 452.2분으로 약 70분 단축됐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38.3%에서 31.3%로 7%p 감소했으며, 중증 합병증(클라비엔-딘도 분류 3등급 이상)도 유의미하게 줄었다. 특히 장천공, 장폐색, 담낭염 등 치명적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에서 빠른 수술 결정과 집도가 가능해졌다.

    ACS 도입 이후 주말 수술 비율도 24.9%에서 37.1%로 증가하며 요일이나 시간대와 관계없는 24시간 응급수술 체계가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호주·뉴질랜드 외과학 저널(ANZ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홍석경 교수는 “ACS 시스템을 통해 수술 결정과 집도가 더 빠르고, 일관되게 이뤄지며 전문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감소는 고무적인 성과”라며 “서울아산병원은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24시간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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