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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USA 2025] K-바이오 성과 엇갈려…실질 계약 vs 논의 단계 선별 필요

기사입력 2025.06.20 17:48
  •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박람회 ‘BIO USA 2025’(6월 16~19일,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실질적 계약 성사와 단순 논의 단계가 혼재하며 성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정 계약 vs 논의 단계, 명확한 구분 필요

    이번 행사를 통한 공식적인 계약 체결 사실이 발표된 것은 현재까지 오토텔릭바이오뿐이다.

  • 오토텔릭바이오와 브라질 Ache가 BIO USA 2025에서 ATB-10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오토텔릭바이오
    ▲ 오토텔릭바이오와 브라질 Ache가 BIO USA 2025에서 ATB-101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오토텔릭바이오

    오토텔릭바이오는 고혈압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하는 복합제 신약 ‘ATB-101’에 대해 브라질 제약사 Ache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나 구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일스톤 수익과 매출 기반 로열티를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다른 기업들의 성과는 대부분 ‘논의’ 단계에 머물렀다. 케어젠은 단독 부스로 참가해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을 마쳤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약 성사나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바이오허브가 지원한 바이오 스타트업 10개사도 현지 파트너들과 활발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 계약이나 투자 유치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디지털 헬스 분야, 학술 협력 중심 성과

    서울대병원은 선도적인 디지털 헬스데이터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글로벌 공동연구 협력을 논의했다. 하버드 의대와의 워크숍, 연구과제 협력 등이 주요 내용이지만, 이는 학술 협력 차원의 성과로 직접적인 사업화나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솔루션을 보유한 셀키에이아이, 에이비스 등도 다국적 제약사와 병원들과 협력을 논의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 진전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BIO USA 같은 대형 전시회에서 파트너링 미팅과 관심 표명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전시회에서 계약 전환까지는 6개월~1년 이상의 추가 협상이 필요하며, 계약 전환율은 코트라 BIO USA 참가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5% 내외로 분석된다.

    또한 현재 논의 단계에 있는 기술과 제품은 실제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 통상 5~7년의 임상시험과 허가 절차를 거친다. 이 수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의약품 개발 지원 가이드’에서 제시하는 신약 개발 소요 기간에 기반한다.

    2024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수출은 총 18건, 6조 6,326억 원 규모였으며(한국바이오협회 2024 연례보고서), 업계 전체적으로도 연간 기술수출 계약 건수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관 규모 확대, 실속은 글쎄

    한국바이오협회와 코트라가 공동 운영한 이번 한국관은 6,000 sq ft(약 167평) 규모로 51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규모 확대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유사 기술을 보유한 기업 간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 단독 부스의 홍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시회 참가의 진정한 성과는 몇 개월 후에야 평가할 수 있으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임상시험 역량, 생산 인프라, 규제 대응 능력, 자금력 등 본질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논의 단계를 실제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번 행사 참가 기업들의 후속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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