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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엔젤슈트 H10’ 공식 출시…경증 보행 재활·재택 헬스케어 시장 본격 공략

기사입력 2025.06.19 16:57
보행 보조부터 재활 데이터 플랫폼까지…헬스케어 웨어러블의 미래 전략
  •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대표 조남민)가 경증 보행 재활 및 재택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엔젤슈트 H10’을 공식 출시했다. 회사는 19일 서울 광진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발표와 착용 시연을 진행했다.

  • 엔젤로보틱스의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슈트 H10’ 실물 모습. 허리와 허벅지를 감싸는 형태로 착용되며, 7개 고정밀 센서를 내장하고 있다. /사진=김정아 기자
    ▲ 엔젤로보틱스의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슈트 H10’ 실물 모습. 허리와 허벅지를 감싸는 형태로 착용되며, 7개 고정밀 센서를 내장하고 있다. /사진=김정아 기자

    일상 보조 겨냥한 첫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엔젤슈트 H10은 엔젤로보틱스 제품 중 유일하게 헬스케어용으로 설계된 웨어러블 로봇으로, 국내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허리와 허벅지를 감싸는 형태로 착용되며, 허리 부분의 7개 고정밀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인공지능(AI) 분석에 따라 사용자의 걸음걸이와 체형을 학습하고 맞춤형 보조력을 제공한다. 약 2.8kg의 경량화된 구조와 ‘엔젤라 프로(Angel’a Pro)’ 앱을 통한 데이터 관리 기능이 특징이다.

    조남민 대표는 “착용자의 행동 의도에 따라 부족한 힘을 보조하는 AI 힘 제어 기술은 H10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엔젤슈트 H10은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힘을 제공했다. 보행 모드는 착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움직임에 맞춰 더 자연스러운 보조력을 제공하는 것이 느껴졌다. 기능 증강 훈련 모드에서는 물속을 걷는 듯한 저항이 가해졌고, 앉기·서기 보조 모드에선 허리와 등을 지지하며 낙상 방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엔젤로보틱스 관계자는 이는 착용자의 행동 의도를 파악하고 부족한 힘을 보조하는 AI 기반 힘 제어 기술과 고정밀 센서 결합 기술 덕분이라며, 자사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AI 기반 데이터 플랫폼과 생태계 전략

    엔젤슈트 H10은 착용자의 훈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간·월간 단위의 운동 패턴, 운동 강도, 수행 시간 등을 시각화한 분석 보고서를 생성해 제공한다. 사용자는 해당 기능을 통해 재활 훈련 경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의료기관은 환자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이 데이터를 향후 클라우드에 축적하고 AI 기반 예측 모델과 연계해 진료 연계, 맞춤형 재활 코칭, 장기 상태 추적이 가능한 커넥티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데이터 표준화 및 보고서 최적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가격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엔젤슈트 H10은 대당 약 2,300만 원으로, ReWalk Robotics 등의 글로벌 경쟁 제품(약 69,500~85,000달러)보다 저렴하지만,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부담되는 가격이다.

    조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의 보편화와 상용화를 위해 정부와 보험사, 기업이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의료보험 제도와 건강 복지 차원에서의 지원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일상 보조와 재활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엔젤로보틱스 조남민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엔젤슈트 H10’과 연동되는 데이터 플랫폼 ‘엔젤라 프로’의 생태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엔젤로보틱스 조남민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엔젤슈트 H10’과 연동되는 데이터 플랫폼 ‘엔젤라 프로’의 생태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임상 데이터 확보와 플랫폼 전략

    엔젤로보틱스는 엔젤슈트 H10을 통해 경증 보행 재활과 재택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H10은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지만, 장기적 효과를 입증할 임상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정형외과 분야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효용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진단·치료 현장에서 데이터를 즉시 활용하는 부분 역시 초기 단계로, 향후 협업과 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젤로보틱스는 단순한 기기 보급을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과 데이터 기반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엔젤라 프로 앱과 클라우드, AI 기술을 결합해 병원과 가정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 외에도 구동부 핵심 기술 내재화, 모듈화된 ‘엔젤 키트’를 통한 로봇 생태계 진화, 산업 안전·방산 등 다층적 플랫폼 확장 가능성도 언급됐다.

    글로벌 시장 공략과 비전

    엔젤로보틱스는 아시아 태평양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중동, 아프리카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억 달러에서 2030년 약 12억 5,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약 16.3%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경쟁사로는 의료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한 Cyberdyne, ReWalk Robotics, Ekso Bionics 등이 있으며, ReWalk은 FDA 승인 제품으로 약 69,500~85,000달러에 판매 중이다.

    엔젤슈트 H10은 이들 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경량화된 구조와 AI 기반 적응형 보조력, 앱 연동 데이터 플랫폼을 결합해 의료기관 내 경증 보행 재활 지원에서 차별성을 확보했다.

  • 엔젤슈트 H10을 착용하고 보행 시연을 하는 모습. 경증 보행 재활 및 일상 보조를 지원한다. /사진 제공=엔젤로보틱스
    ▲ 엔젤슈트 H10을 착용하고 보행 시연을 하는 모습. 경증 보행 재활 및 일상 보조를 지원한다. /사진 제공=엔젤로보틱스

    조 대표는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하는 기술이어야 하며, 우리는 기술로 사람의 능력을 재창조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엔젤슈트 H10은 출시와 동시에 20여 개 병원에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부 병원에는 공급을 완료했다. 이는 의료 현장의 실질적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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