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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질환 모야모야병, 수술 합병증 예측 길 열렸다…국내 연구팀 새 지표 제시

기사입력 2025.06.17 10:09
뇌 자동조절 기능 저하가 주요 기전…맞춤형 치료 가능성 높여
  • 모야모야병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인 ‘과관류증후군’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희귀 난치질환인 모야모야병 환자의 수술 성적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조원상·김정은 교수, 고려대 뇌공학과 김동주 교수 공동연구팀은 뇌 자동조절 기능 이상이 모야모야병 수술 후 과관류증후군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 (왼쪽부터) 정상인 및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왼쪽부터) 정상인 및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점차 좁아지고 막히며 비정상적 혈관이 자라는 질환이다. 표준 치료법은 혈류를 우회시키는 혈관문합술인데, 이 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약 30~50%에서 과관류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해당 증후군은 뇌 혈류량이 급격히 변화하며 두통, 경련, 일시적 신경학적 이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뇌출혈과 후유증을 남긴다.

    연구팀은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 24명의 수술 전후 동맥혈압과 뇌 혈류 속도를 경두개 초음파검사로 측정해 뇌 자동조절 기능을 평가하는 ‘VM_OI 지수(발살바 과반응 지수)’를 개발했다. 이후 수술 전후 환자의 뇌 혈류 반응성을 정밀 분석해 VM_OI 지수를 확인했다.

    그 결과,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VM_OI 지수가 낮아 혈압 변화에 대한 뇌 혈류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수는 점차 회복돼 과관류증후군이 일시적이고 회복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G)와 그렇지 않은 환자(D)의 뇌혈류 속도 비교. 발살바호흡을 통해 동맥혈압이 낮아졌다가 정상으로 되돌아갈 때(Ⅳ구간),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뇌혈류 속도가 서서히 증가하고, 뇌혈관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G)와 그렇지 않은 환자(D)의 뇌혈류 속도 비교. 발살바호흡을 통해 동맥혈압이 낮아졌다가 정상으로 되돌아갈 때(Ⅳ구간), 과관류증후군 발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뇌혈류 속도가 서서히 증가하고, 뇌혈관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후속 연구에서는 56명의 환자 데이터를 추가 분석해 과관류증후군의 위험인자로 ▲수술 전 측두엽·전두엽 혈관반응성 저하 ▲수술 전 신경학적 장애 동반 ▲우성반구 수술 여부를 규명했다. 이 결과는 ‘Clinical Nuclear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조원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임상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성인 모야모야병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연구 지원사업을 통해 추가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와 함께 고해상도 MRI를 활용해 과관류증후군 환자에서 혈뇌장벽(BBB) 손상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규명했으며, 이 결과는 ‘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 Metabolism’에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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