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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게임 훈련, 자폐 청소년 사회성에 긍정적 변화 시사

기사입력 2025.06.16 10:12
  • 모바일 게임 기반 디지털 훈련 프로그램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사회적의사소통장애(SCD)를 가진 청소년의 사회성 향상에 긍정적 변화를 줄 가능성이 시사됐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태영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일본정신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IF=5.0) 최신 호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삼성서울병원, 대구가톨릭대의료원,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됐다. 연구팀은 경증의 자폐스펙트럼장애 또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진단을 받은 10세에서 18세 청소년 38명을 대상으로 파일럿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모바일 훈련 프로그램은 학교 상황을 반영한 게임 미션을 통해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훈련하도록 설계한 ㈜뉴다이브의 NDTx-01을 활용했다. 해당 기기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아직 치료 기기 허가는 받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기존 치료(약물치료, 심리치료, 사회기술훈련)만 받은 그룹과 모바일 게임 기반 훈련을 병행한 그룹으로 나뉘어 6주간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사회적 적응 능력, 일상생활 능력, 반복적 행동 감소 등 주요 지표의 변화를 관찰했다. 

  • 적응행동척도를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모바일 게임을 병행하여 치료 시 자폐스펙트럼장애/사회적의사소통장애 청소년의 일상생활 등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 적응행동척도를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모바일 게임을 병행하여 치료 시 자폐스펙트럼장애/사회적의사소통장애 청소년의 일상생활 등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그 결과, 모바일 게임 병행 그룹이 전반적으로 더 큰 개선 폭을 보였다. 적응행동 조합 점수는 모바일 게임 병행 그룹에서 5.89점 상승했지만, 기존 치료 그룹은 1.21점 증가에 그쳤다. 사회성 점수는 모바일 게임 병행 그룹이 6.05점 올랐고, 기존 치료 그룹은 0.42점 상승했다. 일상생활 능력은 모바일 게임 병행 그룹에서 4.16점 증가했으나, 기존 치료 그룹은 0.74점 감소했다. 반복적 행동은 모바일 게임 병행 그룹에서 9.11점 감소해 기존 치료 그룹의 2.89점 감소보다 현저히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게임 기반 훈련이 청소년의 흥미를 유발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스마트폰 기반 프로그램은 의료진의 지도를 받아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소규모 표본(38명)과 6주 단기 관찰에 국한된 파일럿 연구로, 장기적 효과나 광범위한 임상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정유숙 교수는 “스마트폰 기반 프로그램은 지속적 대면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완적 수단으로 의미가 있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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