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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USA 2025] K-바이오 50여 개사 美 집결…“기술 수출의 골든타임”

기사입력 2025.06.13 06:00
역대 최대 ‘한국관’ 준비 완료…AI부터 오가노이드까지, 글로벌 파트너링 본격화
  • 오는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비즈니스 전시회 ‘BIO USA 2025’에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이 조성될 예정이며, 국내 바이오 기업 50여 곳이 기술 수출과 글로벌 협력을 겨냥해 파트너링 경쟁에 나선다.

    한국바이오협회와 코트라(KOTRA)가 공동 운영하는 올해 한국관은 총 6,000 sq ft(약 167평) 규모로, 51개 국내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맞춤형 파트너링 상담, 기업 설명회(IR), 폐쇄형 미팅 공간까지 마련해 ‘계약 중심’의 실질적 협력 유치를 목표로 한다.

    한국바이오협회 황주리 교류협력본부장은 이번 BIO USA를 통해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참여가 해외 투자자 및 파트너와의 실질적인 연결 고리가 되도록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략형 한국관’, 글로벌 파트너링 교두보 될까

    한국관은 단순 전시를 넘어, 글로벌 연계 행사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협회는 행사 개막 전날 열리는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 총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망 회복 전략, 미국 바이오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방향을 공유할 계획이다.

  • 지난해 BIO USA 2024 한국관 기자간담회 현장. 올해 행사 첫날인 6월 16일에도 개관식 및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사진 제공=한국바이오협회
    ▲ 지난해 BIO USA 2024 한국관 기자간담회 현장. 올해 행사 첫날인 6월 16일에도 개관식 및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사진 제공=한국바이오협회

    17일에는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를 연결하는 공식 네트워킹 행사 ‘Korea BioTech Partnership (KBTP)’도 개최된다. 이 자리에는 에이비엘바이오, 유한양행, 사노피, 로슈 등 국내외 주요 제약사가 참여해 기술이전 사례를 공유하고 실질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술 수출 본격화 나선 국내 기업들

    이번 BIO USA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은 AI, 오가노이드, 줄기세포, 펩타이드 등 다양한 첨단 바이오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을 앞세워 북미·유럽·일본 등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협상을 추진 중이다. 이미 중동·아프리카 권역에 6억 달러 규모의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출 계약액만 1조 9천억 원에 이른다.

    쓰리빌리언은 진단 기반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진단-치료 연계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줄기세포 복합제제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와 피부 오가노이드를 소개하며 다국적 제약사와 협의를 예고했다.

    큐라클, 파로스아이바이오, 케어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도 각자의 항체치료제, AI 신약 개발, 펩타이드 기술을 중심으로 파트너링 미팅에 나선다. 고바이오랩, 그래디언트, 클립스비엔씨는 마이크로바이옴, 오가노이드, 백신 등 차세대 기술 분야를 앞세워 협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씨엔알리서치는 ‘한-호-미(한국-호주-미국)’ 공동 세미나에서 한국의 임상시험 인프라 강점을 알릴 예정이다.

    “성과 연결은 또 다른 과제”…기대감 속 구조적 한계도

    다만 BIO USA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참가 그 자체가 곧 기술 수출이나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파트너링 미팅 수는 많지만, NDA(비밀 유지 계약) 이후 실제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매우 낮다”며 “국내 기업 간 유사 기술이 중첩돼 차별화가 어렵고, 글로벌 제약사 기준에서 자금력과 실행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또한 AI 신약 개발, 항체치료제 등 핵심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방향이 집중되면서, CES나 MWC 등과 유사하게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참여’가 과도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요한 임상 역량, 인허가 대응, 생산 인프라 등 본질적인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무리한 진출 시도는 오히려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올해 BIO USA의 공식 테마인 ‘The World Can’t Wait’처럼, 기후 위기, 고령화, 난치병 등 인류의 긴급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바이오 기술의 속도와 협업은 핵심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글로벌 협력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번 행사의 성과는 향후 몇 개월 간의 흐름 속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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