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러닝’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 넓히는 유통가

기사입력 2025.06.13 06:07
  • 최근 러닝은 개인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호흡하며 교감하는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비나 장소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러닝은 그 자체로 높은 접근성을 지닌 활동이지만, 이제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기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브랜드의 일부로 참여하며, 함께 달리는 경험 속에서 소속감과 충성도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움직이는 접점이자 지속 가능한 소통 채널이 되고 있다.

    ◇ 스포츠 브랜드, 커뮤니티 기반으로 접점 확대

    러닝화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자사 제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러닝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브랜드 철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커뮤니티가 핵심이다.

    푸마코리아는 러너 인플루언서와 일반 참가자가 함께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런푸마팸’을 운영하고 있다. 10주간의 트레이닝 세션을 통해 참가자들은 러닝화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3와 의류 패키지를 제공받으며 러닝 문화를 경험한다. 브랜드 소속감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며 소비자와의 거리도 좁히는 방식이다.

  • 사진=푸마코리아 제공
    ▲ 사진=푸마코리아 제공

    나이키는 전용 앱 나이키 런 클럽(NRC)을 통해 글로벌 러닝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개인 맞춤형 코칭, 기록 관리, 챌린지 기능 등을 통해 전 세계 160여 개국의 러너들과 연결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팬덤 전략이 핵심이다.

    아디다스는 정기 러닝 세션을 제공하는 Adidas Runners Seoul을 통해 퍼포먼스 향상과 커뮤니티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팀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러닝 환경을 조성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브랜드 슬로건 ‘멈추지 않는 탐험’을 러닝 이벤트로 구현하고 있다. 대표 행사인 ‘TNF 100 강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트레일러닝 대회로, 올해 10회차를 맞았다. 약 2300명이 참여했고, 브랜드 애슬리트와 셀럽들도 대회에 동참했다. 러닝클럽 운영과 신제품 출시 등도 체험형 마케팅의 일환이다.

    파타고니아는 기록이나 순위 대신 러닝을 통한 자아 성찰과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한다. ‘Why I RUN’ 캠페인은 트레일러닝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영상 콘텐츠로 풀어내고, 인스타그램 릴스 챌린지 등 참여형 콘텐츠도 병행하며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지난 4월 ‘2025 런 유어 웨이 하프 레이스 인천’ 마라톤 대회를 아트센터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총 4000명이 참가한 이번 마라톤 대회는 1시간 만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대회 전부터 큰 화제를 이끌었다.

    ◇ 유통업계도 러닝 마케팅 본격화

    러닝 마케팅은 이제 스포츠 브랜드를 넘어 식음료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을 마련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경험을 통해 설득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돌코리아는 캐릭터 러닝 행사 ‘미니언즈런 2025 서울’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완주자 전원에게 스위티오 바나나를 제공했다. 바나나의 건강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동시에 SNS 이벤트를 연계한 홍보도 진행했다.

  • 사진=돌코리아 제공
    ▲ 사진=돌코리아 제공

    제주삼다수는 육상선수 김민지와 함께하는 오프라인 러닝 클래스를 운영하며, ‘운동 후 마시는 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러닝 이론, 자세 교정, 레크리에이션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소비자 체험을 극대화했다.

    과채주스 브랜드 하루야채는 자체 마라톤 행사 하루런을 개최해 브랜드 철학을 실현했다. 약 1600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티셔츠와 패키지, 행사장 컬러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적용했고, 모델 임시완과 함께 달리는 러닝 이벤트도 진행됐다. 포토존, 메달 각인 등 다양한 참여 요소로 브랜드 경험을 넓혔다.

    러닝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은 개인화된 러닝 앱, 웨어러블 기기, AI 기반 코칭 등 기술 발전과 맞물려 더욱 정교하고 몰입도 높은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러닝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함께 의미를 만들고 공유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닝은 더 이상 개인의 운동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경험이자 문화다.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전략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