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출 대응력 강화 및 스마트 팩토리 허브기지 역할
김정수 부회장 “불닭이 앞으로도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 멈추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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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글로벌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을 국내 핵심 생산 인프라를 완성했다. ‘불닭’ 신화를 만든 삼양식품은 이로써 글로벌 매운맛 트렌드를 선도할 본격적인 도약을 선언했다.
삼양식품은 6월 1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내 밀양 제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2공장은 2022년 5월 완공된 밀양 제1공장과 함께 모든 생산 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글로벌 전략 기지로 기능하게 된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준공식 기념사에서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오르고, 더 밝게 빛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연간 8.3억개 생산 가능
밀양 제2공장은 2024년 3월 첫 삽을 뜬 지 약 15개월 만에 준공됐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연면적 약 3만3000㎡(1만평) 규모로 건설됐으며,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집약된 최신식 라면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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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이번 공장에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설비 예방보전과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구현한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 공정에는 RSPO, 할랄 인증 등 글로벌 품질 인증에 기반한 제조 공정을 갖추고 있으며, QMS(품질관리시스템)와 연동해 품질 지표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밀양 제2공장에는 750kW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친환경 에너지 사용도 확대됐다. 밀양 제1공장의 설비를 포함하면 총 1.2MW 규모로, 연간 1530MWh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ESG 경영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셈이다.
생산능력 또한 크게 향상됐다. 봉지면 3라인, 용기면 3라인 등 총 6개 라인을 통해 연간 8억3000만 개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총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원주, 익산, 밀양1공장을 포함해 연간 20억8000만 개에서 약 28억 개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 글로벌 수출 거점·스마트 기술의 마더 플랜트로 도약
삼양식품은 밀양 제2공장을 세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첫째, 전 세계 수출 대응력 강화다. 미국, 유럽 등에서 불닭 브랜드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과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둘째, 밀양 제2공장은 스마트 팩토리 허브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밀양1공장에서 한 단계 진화된 스마트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곳을 삼양식품의 기술 표준을 세우는 마더 플랜트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해외에 설립될 생산 거점에도 밀양2공장의 운영 노하우와 기술이 수평 전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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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협력업체 및 공급망과의 연계를 통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 “매운맛의 바이블 되겠다”… 브랜드·IP·ESG 동시 강화
삼양식품은 이번 제2공장 준공을 계기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도약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정수 부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매운맛의 바이블이 되어야 한다”며 “현재 부드러운 매운맛의 까르보불닭이 가장 사랑받는 것처럼 매운맛에 대해 더욱 탐구하고 세분화하여 범위를 넓혀 나가 매운맛 바이블의 면모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닭 브랜드를 콘텐츠 플랫폼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김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더 많이, 더 빨리, 더 맵게 먹는 컨텐츠가 지난 10년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컨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스코트 호치와 페포를 글로벌 캐릭터 IP로 육성하고,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환경 경영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한 봉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0.3kg 수준으로 낮췄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적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 그 중심에는 불닭 브랜드가 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매출은 2022년 9090억 원, 2023년 1조1929억 원, 2024년 1조 7280억 원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23년 기준 수출 비중은 77%에 달하며, 올해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뒀다.
삼양식품은 앞으로도 밀양 제2공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 전략을 고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질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