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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관광부가 한국인 관광객의 안전 확보를 위한 강력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프라스코 필리핀 관광부 장관은 최근 한국인 관광객 대상 사건들을 "매우 중대한 문제"로 규정하고,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종합적인 안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스코 장관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광객의 안전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삼아 모든 정부 부처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2024년 한 해 동안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총 157만 4,152명으로, 한국은 필리핀 최대 해외 관광객 유입국이다. 이들의 경제적 기여도는 약 23억 달러에 달한다.
필리핀 관광부는 체계적인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관광객 안전 테스크포스(National Task Force on Tourist Safety)'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프라스코 장관은 지난 5월 21일 루카스 베르사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서 이 테스크포스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특히 지난달 윤만영 회장이 이끄는 필리핀 한인 총연합회와의 면담에서 프라스코 장관은 관광객 대상 범죄에 대한 무관용(zero tolerance)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장관은 "관광객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프라스코 장관은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광산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삶이 달려 있는 만큼, 관광객 대상 범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관광부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관광경찰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관광질서 및 관광객 보호 경찰(Tourism-Oriented Police for Community Order and Protection)'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총 8,610명의 경찰관이 전문 교육을 받았다.
전국적으로는 30개 관광경찰 부서(Tourist Police Units), 104개 관광경찰 지원센터(Tourist Police Assistance Centers), 1,243개 관광안내 데스크(Tourist Assistance Desks)가 운영되고 있다.
프라스코 장관은 대통령 산하 반조직범죄 위원회(Presidential Anti-Organized Crime Commission)의 관광안전 강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어 가능 경찰 양성과 더 많은 관광안내 데스크 설치 계획도 공개했다.
필리핀 관광부는 한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에도 나섰다. 최근 관광안내 콜센터(151-TOUR 또는 151-8687)에 한국어 상담 인력을 배치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언어 장벽 없이 관광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의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을 필리핀 관광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한국지사를 통해 항공사 및 여행사와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에는 SNS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팸투어를 계획하고 있으며, 필리핀 쇼룸 운영 및 디지털 홍보 등을 통해 필리핀 관광 홍보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프라스코 장관은 한국 정부, 특히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인 관광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관광객이 안심하고 필리핀을 방문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간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안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