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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후 심혈관 위험 62%↑…백신 맞으면 30% 낮아져

기사입력 2025.06.09 11:12
경희대 연동건 교수팀, 한일 보건 빅데이터 분석…‘서큘레이션’ 게재
  •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약 62%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중증 감염자는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증가하지만, 백신 접종을 받은 경우에는 위험이 약 30%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의 국가 단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심장협회 공식 저널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됐다.

  • 이미지 제공=경희대학교
    ▲ 이미지 제공=경희대학교

    연구팀은 한국 796만 명, 일본 126만 명 등 총 9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과 심혈관 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62배 높았다. 특히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뇌혈관 질환에서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다. 감염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위험도도 증가해, 중증 이상 감염자의 경우 심혈관 위험이 최대 10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여부는 위험도에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백신을 맞은 감염자는 접종하지 않은 감염자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평균 30% 낮았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이 단순한 감염 예방뿐 아니라, 감염 이후 장기적인 합병증 감소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한 다양한 시기(델타, 오미크론 포함)에도 위험 증가가 일관되게 관찰됐으며, 감염 후 최대 18개월까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지속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다만 시간 경과에 따라 위험도는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절대적 발생률이 낮다는 점도 함께 주목했다. 실제로 감염자 중 뇌졸중 발생률은 0.24%, 심근경색은 0.05%, 주요 심혈관 사건은 0.15%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황승하 연구원은 “고위험군에 대한 모니터링과 예방은 필요하지만, 대중의 과도한 불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동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장기간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규모 국가 단위 데이터를 통해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감염 이후 고위험군에 대한 심혈관 모니터링과 예방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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