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2.0 시대의 핵심 가치인 개인화, 지속가능성, 포용성을 배리어프리 관광으로 완벽 구현한 홍콩. 홍콩이 물리적 접근성과 정보 접근성까지 확장하며 '누구에게나 열린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관광은 신체적 장애나 연령의 제약 없이 모든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배리어프리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관광지 조성,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가이드 서비스, 저상버스와 같은 무장애 교통수단 확충 등을 통해 그동안 여행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여행 2.0이 추구하는 '포용적 개인화'의 실현
여행 2.0의 핵심은 획일적인 관광에서 개인의 니즈에 맞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홍콩은 이러한 개인화가 취향의 차이뿐 아니라 신체적 조건, 연령, 가족 구성 등 모든 차이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철학을 도시 전반에 구현했다. -
침사추이의 '스타의 거리'는 이러한 포용적 관광의 대표 사례다. 주윤발, 이소룡 등 홍콩 영화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으로 유명한 이 해안 산책로는 평탄한 보도와 넓은 경사로를 통해 휠체어 이용자도 바다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 구간이 개방형 동선으로 조성되어 고령자와 유아 동반 방문객 모두가 각자의 속도로 홍콩의 대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서구룡 문화지구는 여행 2.0이 추구하는 '문화적 경험'과 '접근성'을 동시에 구현한 공간이다. M+ 박물관과 홍콩고궁박물관 등 세계적 문화시설이 집약된 이 복합 예술 공간은 전 구역에 무장애 동선을 적용했다. 각 박물관 내부의 저위 높이 안내데스크, 엘리베이터, 자동문은 물론 공연장 내 휠체어석, 점자 안내, 유도 블록까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형태의 교통약자가 제약 없이 홍콩의 깊이 있는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기술과 인프라가 만드는 '무장애 모빌리티'
여행 2.0의 특징인 기술 활용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홍콩의 교통 시스템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도시 전체의 교통 체계에 배리어프리 설계를 적용한 홍콩은 교통약자 누구나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을 구축했다. -
홍콩 지하철(MTR)은 AI 기반 개인화 여행이 가능한 기반 인프라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역에 설치된 휠체어 전용 엘리베이터, 점자 안내 표지, 넓은 자동 개찰구는 물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단차를 최소화한 구조와 휠체어 전용 탑승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이는 여행자가 개인의 조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도시를 탐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빅토리아 피크의 피크 트램은 전통적인 관광 경험과 현대적 접근성이 조화를 이룬 사례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트램을 통해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피크타워 내부의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휠체어 접근 가능한 레스토랑과 카페는 모든 방문객이 홍콩의 상징적 야경을 동등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정보 접근성 혁신
여행 2.0이 강조하는 디지털 혁신은 홍콩에서 물리적 인프라와 정보 접근성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는 편의 제공과 함께 누구나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립적 여행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
홍콩관광청의 공식 웹사이트 내 배리어프리 여행 정보 통합 페이지는 AI 기반 맞춤형 여행 계획의 기반이 되고 있다. 장애인을 포함해 고령자, 임산부, 유아 동반 가족 등 다양한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 수단 안내, 권장 체류 시간, 접근 가능한 관광지 정보가 항목별로 체계화되어 있어 개인의 상황에 맞는 여행 루트를 손쉽게 설계할 수 있다.
홍콩 교통부의 디지털 정보 서비스는 더욱 구체적이다. 장애인용 대중교통 안내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전자 음향 신호기(eATS) 설치 현황, 보행자 교차로 이용 가이드, 전용 주차 공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음성 안내와 진동 기능을 포함한 교차로 보조 장치는 시각 장애인의 안전한 도보 이동을 돕는 스마트시티 기술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홍콩 재활협회의 '홍콩의 접근 가능한 시설에 대한 방문자 안내서'와 홍콩 장애인 청년 연합회의 '배리어프리 여행 가이드' 웹사이트는 크라우드소싱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 제공의 모범 사례다. 호텔, 관광지, 쇼핑몰, 음식점 등 접근 가능한 시설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장애 유형별 여행자 니즈를 반영한 실용적인 여행 코스와 추천 루트를 제공한다.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의 완벽한 조화
홍콩 디즈니랜드는 여행 2.0이 추구하는 경험 중심의 여행과 포용적 접근성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대를 위한 배리어프리 테마파크로 설계된 이곳은 대부분의 놀이기구에 휠체어 전용 출입구와 전용 리프트를 통한 승·하차 보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청취 장치와 수화 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도 및 촉각 지도 등의 제공은 기술이 어떻게 포용적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스토랑과 상점, 수유실, 휠체어·유모차 대여소 등 주요 편의시설이 전 구역에 걸쳐 접근 가능하게 설계된 것은 여행 2.0이 추구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경험'의 구체적 실현이다.
미래 관광의 새로운 표준 제시
홍콩의 배리어프리 관광 모델은 여행 2.0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가치들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개인화된 접근성, 기술 기반의 스마트 인프라, 지속가능한 포용성, 그리고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며 작동하고 있다. -
특히 홍콩의 접근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배리어프리가 특별한 배려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 설계 원칙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여행 2.0이 추구하는 '개인화'가 소수를 위한 특별 서비스가 아니라 누구나 접근 가능한 보편적 경험이어야 한다는 철학과 정확히 일치한다.
홍은혜 홍콩관광청 홍보 실장은 "홍콩은 다양한 교통약자를 위한 설계를 도시 전반에 적용하고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하고 머무를 수 있는 여행지를 지향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여행의 가치를 실현하는 대표 도시로서의 역할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관련뉴스
- [인터뷰] 김강세 놀유니버스 글로벌사업 총괄 “여가 전문성·인프라 기반으로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나서”
- [창립 30주년 특집] “비행도 스마트하고 책임감 있게!” 에어프랑스-KLM, AI 혁신 및 사회적 가치 실현 속도 낸다
- [창립 30주년 특집] 캘리포니아 관광청, 로드트립 캠페인 통해 여행 2.0 핵심 가치 구현
- [창립 30주년 특집] 반얀 그룹, ‘지속가능성’으로 여행의 새 지평 연다
- [창립 30주년 특집]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디지털과 지속가능성으로 미래를 연다”
- [창립 30주년 특집] “경험이 답이다”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의 진화를 이끌다
- [창립 30주년 특집] 개인화·경험·지속가능성…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 ‘여행 2.0’
- [창립 30주년 특집] 라한호텔 “지역 감성과 문화를 잇는다”... 세대 아우르는 지역상생 모델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