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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부문을 분할해 전문사업회사인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하고, 오는 11월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이번 결정은 의약·바이오 부문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삼양홀딩스는 30일, 현재 지주회사 내 바이오팜그룹을 인적 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삼양바이오팜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인적 분할은 기존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배분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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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법인 삼양바이오팜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 예정이며, 같은 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재상장을 추진한다.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10월 30일부터 재상장일 전날까지 삼양홀딩스의 주식 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는 엄태웅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맡아 자회사 관리에 집중하며, 삼양바이오팜은 김경진 대표이사 체제에서 의약·바이오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삼양그룹은 바이오 분야에서 이미 다수의 기술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3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개발에 성공한 이후, 현재는 글로벌 봉합 원사 시장에서 원사 공급량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약 45개국 190개 이상의 기업에 원사를 공급 중이다.
또한 고형암 7종, 혈액암 5종을 포함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으며, 최근에는 연간 500만 바이알 규모의 세포독성 항암 주사제 전용 공장을 증설했다. 이 공장은 미국 cGMP 기준에 맞춰 설계됐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EU와 일본의 GMP 인증을 모두 확보한 항암제 생산시설로 평가된다.
차세대 기술로는 자체 개발 중인 유전자 전달체 플랫폼 ‘SENS(Selectivity Enabling Nano Shells)’가 있다. SENS는 siRNA, mRNA 기반 치료제를 특정 조직의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 기술로, 기존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기술 대비 생분해성 고분자 기반 설계로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지주회사 내 사업부로 운영되던 바이오 부문이 독립 법인으로 전환되면 시장의 평가 기준이 명확해지고, 투자자에게도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의약·바이오 사업의 고유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