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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 “격리화된 제조 방식, 스마트폰처럼 통합하라”

기사입력 2025.05.29 15:30
요르겐 힐만 시니어 컨설턴트 “순차 작업 방식, 모드심 방법으로 통합 필요”
  • 요르겐 힐만(Jörgen Hilmann) 다쏘시스템 시니어 컨설턴트는 “현재의 격리된 순차적 작업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 요르겐 힐만(Jörgen Hilmann) 다쏘시스템 시니어 컨설턴트는 “현재의 격리된 순차적 작업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성공의 공식은 즉흥성과 창의성, 그리고 협업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성공하게 만듭니다.”

    요르겐 힐만(Jörgen Hilmann) 다쏘시스템 시니어 컨설턴트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에서 제조업 성공 방식을 공개했다. 또 이 방식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모드심’이라고 밝혔다. 모드심은 모델링(Modeling)과 시뮬레이션(Simulation)의 합성어다. 제품 설계와 해석을 동시에 한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제품을 제작할 때 설계와 해석을 별도로 했다면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을 뜻한다.

    힐만 컨설턴트는 제품 개발에서 80% 이상의 핵심적인 결정은 콘셉트 단계에서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이 단계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선 모드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의견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격리된 순차적 작업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통합 데이터 모델로 협업 혁신

    기존 제품 개발 방식은 설계팀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CAE 그룹이 검증하고, 피드백을 받아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순차적 구조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생성, 피드백 수집, 모델 재구축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개발 속도가 저하된다.

    힐만 컨설턴트가 제안하는 새로운 접근법은 ‘모든 가능한 대안을 한 번에 제시하고, 매개변수화하고, 순차적이 아닌 병렬 방식으로 모두 함께 최적화하는 것’이다. 하나씩 차례로 수행하는 대신 모든 중요한 속성을 포함한 하나의 큰 최적화 작업을 설정해 동시에 처리한다는 개념이다.

    자동차 개발을 예로 들면, 설계, 비용 계획, 공장 개발, 안전, 차체 구조 개발, 스타일링 팀 등 다양한 그룹이 하나의 설계 대안을 평가하는 데 관여한다. 문제는 각 그룹의 정보가 SharePoint, CATIA 시스템, 이메일 등 서로 다른 곳에 분산해 있어 데이터 통합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쏘시스템은 ‘통합 데이터 모델’이라는 중앙 저장소를 통해 모든 정보를 하나의 공간에 통합하고, 업데이트 루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각 부서별 개별 최적화 루프 대신 전체를 하나의 큰 최적화 루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 ‘모드심’으로 설계-시뮬레이션 통합

    힐만 컨설턴트는 모드심 플랫폼을 통한 혁신 사례도 소개했다. 기존에는 설계 생성, 재료와 연결 설계, 메싱, 시나리오 생성, 슈퍼컴퓨터 해석이 각각 분리된 프로세스로 진행되면서 중복 데이터가 생성되고 상호 연결이 끊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모드심은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에서 연결된 데이터로 처리한다. CATIA 사용자들이 익숙한 어셈블리, 부품, 모양, 재료, 게시 트리 구조를 시뮬레이션 관점에서 풍부하게 만들어, 추상화 모양, 메시, 연결 등을 통합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설계 객체가 시나리오 추가를 통해 시뮬레이션 객체로 전환되면서, 풀 임팩트나 정면충돌 등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모델에 직접 저장되고 논리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설계와 CAE 사이의 연관성 덕분에 업데이트 시 전체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갱신되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설계 반복이 가능해진다.

    힐만 컨설턴트는 콘셉트 단계를 위한 점진적 알고리즘도 소개했다. 기존 CATIA 클래식에서 큰 매개변수 변경 시 작은 기능들이 사라지거나 일관성을 잃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이 기술로, 50개 중 12개만 성공하던 업데이트 루틴이 41개까지 성공률을 높였다.

    ◇ 자동화와 모듈형 접근법

    복잡한 제품 개발에서 모든 그룹 간 상호작용을 자동화하려면 상당한 IT 작업이 필요하다. 일례로 4개 그룹이 관련되면 자동화해야 할 연결이 91개에 이를 수 있다. 이런 복잡성 때문에 모든 데이터가 하나의 생태계에 있고 최적화 도구가 통합된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힐만 컨설턴트는 배터리 보호를 위한 차체 구조 설계 사례를 통해 모듈형 접근법을 설명했다. 알루미늄과 강철로 만든 서로 다른 모듈 간 전환이 가능하고, 범퍼 시스템처럼 논리적 정의를 통해 객체 간 자동 연결이 이뤄진다. 한 범퍼 시스템에서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해도 연결 길이와 스폿 용접이 사용자 개입 없이 자동 업데이트된다.

    하나의 시뮬레이션 설정에서 수백 개의 설계 대안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용자는 하루 종일 컴퓨터가 작업하게 한 후 다음 날 아침 하나의 결과가 아닌 전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 기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함께 일하는 다양한 그룹이 많을수록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스마트폰으로 비교했다. “과거에는 전화, 게임, 전자책, 디지털 카메라가 각각 존재했지만, 진정한 혁신은 이들이 하나로 통합될 때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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