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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기증 후 예후, AI로 예측한다…삼성서울병원, 기증자용 신기능 예측 모델 개발

기사입력 2025.05.20 10:25
823명 데이터로 학습한 AI 모델, 웹 기반 예측 시스템 구현
  • 신장을 기증한 사람의 남은 신장이 얼마나 잘 기능할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생체 신장 기증자의 건강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전준석 교수와 응급의학과 차원철 교수 연구팀은 신장 기증 후 남은 신장의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해 최근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특허명은 ‘결정 트리의 앙상블 기법 기반의 생체 신장 기증 후 신장 기능 예측 방법 및 장치’(출원번호 10-2024-0197220)다.

    이 모델은 기증자의 나이, 성별, 키, 체질량지수(BMI) 등 기본 정보는 물론, 기증 전 검사에서 확인한 사구체여과율(eGFR), 혈청 크레아티닌, CT 결과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증 이후 남는 단일 신장의 기능을 예측한다. 복잡한 장비나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 웹 기반 시스템에서 바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개발해 특허 출원을 마친 신장 생체 기증 후 잔존 신장의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웹에서도 구동할 만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개발해 특허 출원을 마친 신장 생체 기증 후 잔존 신장의 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웹에서도 구동할 만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미지 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장을 기증한 생체 기증자 823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AI 모델을 실험한 끝에 예측 정확도가 가장 높은 XGBoost 모델을 선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증 후 eGFR 값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예를 들어, 45세 여성 기증자가 체중 65.4kg, 기증 전 eGFR이 84.87ml/min/1.73m²일 때, 해당 모델에 정보를 입력하면 기증 후 eGFR이 약 52.9ml/min/1.73m²로 예측된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이 같은 예측 기능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이 도입을 준비 중인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다윈’에 탑재돼 의료진이 진료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발간한 ‘2023년도 장기 등 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생체 신장 기증은 해당 연도 기준 1,257건이었으며, 그중 95%는 가족 간 기증으로 이뤄졌다. 반면 친인척 외 타인에 의한 기증은 전체의 0.27%에 불과했다. 이는 신장 기증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장혜련 교수는 “신장 기증은 그 자체로 특정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기대 여명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음에도 여전히 기증에 대한 걱정이 크다”면서 “의사로서 신장 기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기증자들의 불필요한 걱정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차원철 교수는 “최근 AI 모델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의료 현장에도 더 깊숙이 들어오는 추세”라며 “AI 기술 연구를 통해 정밀 의료 시대를 향한 길을 열어 환자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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