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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MIT, 로봇 팔 감각 느낄 수 있는 햅틱 시스템 개발

기사입력 2025.05.07 18:19
  • 차세대 햅틱 피드백 시스템 ‘텔레펄스(TelePulse)’를 개발한 김승준 AI융합학과 교수 연구팀. /GIST
    ▲ 차세대 햅틱 피드백 시스템 ‘텔레펄스(TelePulse)’를 개발한 김승준 AI융합학과 교수 연구팀. /GIST

    로봇이 받는 물리적 힘을 사람의 팔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신개념 햅틱(Haptic) 시스템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승준 AI융합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격 로봇과 인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햅틱 피드백 시스템 ‘텔레펄스(TelePulse)’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 근육 자극(EMS) 기술과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텔레펄스를 만들었다. EMS는 근육에 전기 신호를 전달해 직접 수축을 유도하는 기술로 별도의 모터나 기계 장치 없이도 직관적이고 강력한 햅틱 피드백을 제공한다.

    기존의 EMS 기반 햅틱 시스템은 대개 정해진 강도에 비례해 근육을 자극하는 데 머물렀다. 텔레펄는 사용자의 신체 조건, 자세, 관절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어떤 근육을 얼마만큼 자극해야 하는지를 정밀하게 계산해 최적화된 피드백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물리치료 및 재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되는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 툴인 ‘OpenSim’을 도입해 사용자 맞춤형 관절 토크 계산과 자극 강도 조절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도록 해 보다 섬세하고 현실감 있는 햅틱 경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실용성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텔레펄스를 산업 현장을 가상으로 구현한 드릴링(구멍 뚫기)과 샌딩(연마)과 같은 원격 산업 작업의 시뮬레이션한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텔레펄스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힘 조절 정확도와 작업 일관성 면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샌딩작업에서는 나선형 경로를 따라 표면을 연마하면서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야 했는데 텔레펄스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연속적인 힘 조절이 요구되는 이 과제에서 평균 절대 오차(MAE)를 약 22% 감소시켰다.

    드릴링작업에서는 일정한 두께의 나무판을 뚫는 정교한 힘 조절이 필요했는다. 텔레펄스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정확도가 약 30% 높았고 과도한 힘으로 인한 실패율도 크게 낮았다.

    실험 종료 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참가자들은 텔레펄스가 단순한 기계적 진동 자극을 넘어 “로봇과 감각을 공유하는 느낌이라는 강한 몰입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제로 몰입감 척도 점수도 평균 15%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펄스는 복잡한 기계식 햅틱 장치와 달리, 착용이 간편하고 가벼운 구조로 설계되어 높은 이동성과 활용성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원격 로봇 조작뿐 아니라 원격 수술, 재난 구조, 우주 탐사 등 다양한 고난이도 원격 작업 환경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준 GIST 교수는 “텔레펄스는 로봇이 받는 물리적 자극을 인간의 신체로 실시간 전달하는 기술로, 단순한 기계적 조작을 넘어 사람과 로봇이 ‘감각’을 공유하는 시대를 여는 기술”이라며 “향후 원격 협업, 정밀 작업, 훈련,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ACM CHI 2025'(미국 컴퓨터협회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술대회)에서 전체 논문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논문에 수여되는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에는 GIST 김승준 교수를 비롯해 황석현, 강성준, 오정석 연구원을 포함한 총 4명의 GIST 소속 연구진과 MIT의 다니엘라 러스(Daniela Rus) 교수, 보이체흐 마투식(Wojciech Matusik) 교수, 2명의 MIT 연구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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