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주의 손, 전주의 맛, 전주의 무대... 전주 남부시장에서 펼쳐지는 오감 로컬 프로젝트

기사입력 2025.05.07 16:54
6월 선자장 김동식의 인생을 만나는 ‘장인의 발걸음’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부채 ‘합죽선’의 공연과 전시까지
  • 사진 제공=프롬히어
    ▲ 사진 제공=프롬히어

    ‘전주에 간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전주를 만난다’는 경험은 또 다르다. 오는 6월, 전주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모이장’에서 열리는 공연 <장인의 발걸음>은 지역성과 감각, 예술과 삶이 조우하는 오감 로컬 프로젝트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전주의 역사와 현재, 사람과 기술, 음식과 공간을 아우르는 복합적 콘텐츠다.

    이 공연의 주인공 김동식 선자장은 전주 아중리, 일명 ‘가재미 마을’ 출신이다. 가재미 마을은 전통 부채 명가였던 외가가 있는 곳으로, 김동식은 14살 때부터 외조부 라학천과 외삼촌 라태순 명인에게 어깨너머로 부채를 배웠다고 한다. 외조부 라학천은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났다. 선자장 김동식은 그렇게 한평생 전통부채 합죽선을 제작했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 2007년 전북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로, 2015년에는 국가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지금도 매일 작업실에 나가 부채를 깎는 그는 “남은 평생 부채를 만들고, 부채를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 국가무형유산 김동식 선자장 / 사진 제공=프롬히어
    ▲ 국가무형유산 김동식 선자장 / 사진 제공=프롬히어

    공연 <장인의 발걸음>은 장인의 기술을 감각적 경험으로 풀어낸다. 공연은 김 보유자의 삶을 전통 소리, 다큐 영상, 전주 식재료로 만든 디저트, 그리고 공예 식기로 해석해 낸다. 공연 종료 후 관객은 수공예품 식기와 장인의 합죽선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창작자에게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무대 연출은 박강의 감독이 맡고, 음악감독 김백찬, 기술감독 박종화, 작창 김소진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무대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감각적 호흡으로 전주의 문화 요소들을 입체적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박강의 감독은 “전주라는 도시의 감각을 공간과 장인의 인생에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해당 공연은 프롬히어의 장인 브랜드 ‘백공기예’의 이름으로 진행된다. ‘백공기예’는 장인의 삶과 지혜를 문화콘텐츠로 전환하고자 만든 프롬히어의 브랜드다. 기획을 총괄한 설지희 대표는 무형유산 전공자로서 전주를 기반으로 장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으며, “지역과 사람, 기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로컬 무대의 가능성을 이 공연으로 증명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연에 참여한 소리꾼, 공예가, 셰프 모두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예술인들로, 전주에서만 가능한 조합과 이야기로 무대를 만든다.

    해당 프로젝트는 5월 2일 자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오픈 예정 등록됐으며, 현재 200명 이상의 참여자가 오픈 알림을 신청했다. 정식 펀딩은 5월 11일부터 시작되며, 공연은 6월 13일·20일(금), 14일·21일(토) 오후 4시, 총 4회에 걸쳐 전주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모이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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